즐거운 나의 집

집에 가고 싶다 나도

by 꿈꾸는 momo

엄마, 집에 가고 싶어요. 여긴 너무 불편해요. 잠이 안 온다고요.


얼마 전 첫째가 입원했을 때도 그랬다. 그나마 첫째는 말을 이해하니 힘들어도 병원생활을 적응해갔지만 아직 어린 둘째에게 그걸 이해시키기는 불가능했다. 아이는 진료실에서부터 울기 시작하더니 입원 치료를 위해 손등에 수액 바늘을 꽂을 때는 세 사람이 달라붙어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빼! 빼!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말로 자신의 손등에 장치된 줄을 잡아떼려 안간힘을 쓴다. 울음이 병원을 삼킬 것 같다. 그걸 포기하고 진정이 되는가 싶었다. TV를 틀어달라고 하기도 하고 쥐어준 자동차 장난감을 들고 놀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시터 이모가 잠깐 봐주는 동안 집에 가서 저녁 준비도 해 놓고 필요한 것을 가지러 간 사이, 얼마 되지 않아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엄마를 찾는다는 것인데 전화기 너머로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가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는 쉽게 진정될 기미가 안 보였다. 엄마가 안 보여 그렇게 화가 난 건지, 어딜 가자는 건지, 입원실 방을 나서도 울고 거실에서도 울고 복도로 나가도 울었다. 아이가 큰 울음과 몸부림으로 결국 표현한 곳은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가자는 말인 것 같았다. 자기도 이 곳을 나가고 싶다는 말인 것 같았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계속 말해주며 달래 보지만 막무가내일 뿐.


엄마 아직 안 오셨어요?


간호사들의 물음, 힘주어 우는 아이의 울음...제가 엄마랍니다 씁쓸한 나의 웃음. 아이는 결국 3시간 만에 지쳐 잠이 들었다.

그렇게, 낯선 곳이다. 피곤하면 잠이 올 줄 알았는데 안 그렇다. 공기는 충분히 더운 것 같은데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기웃거리다 스며들어 오는 것 같다. 이불을 끌어올린다. 밤인데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린다. 밤이라 잘 들리는 건지도 모른다. 바람을 가르듯 길게 내지르는 오토바이 소리, 술 취한 사람들의 고함소리, 간간히 들리는 다른 방 아이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빙글거리며 잠을 방해하자 급기야 어지럽게 이명이 들린다. 지쳐서 잠이 든 아이도 계속 얕은 잠을 자다 깨다 한다. 아이의 신음에 짜증이 묻어난다. 자는 동안에도 수액을 맞고 있는 아이의 손은 경직되어 있다.


낯선 곳에 있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불안한 일이 아니라 여겨보지만 몸이 먼저 반응한다. 왜 계속 이렇게 낯선 곳에 있게 되는지, 답도 모를 의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들 때문에 교통체증이 빚어지듯 내 삶의 주행선에도 불쑥불쑥 예상치 못한 일들이 끼어드는 것 같다.

그러나 신기한 건, 내 걱정보다 상황은 잘 굴러간다는 거다. 도로시가 집을 떠나 낯선 곳을 모험하지만 그곳에서 얻게 되는 것들이 있었듯... 남은 두 아이는 엄마가 있을 때보다 조용히 놀긴 하지만 엄마를 찾지도 않고 잘 지낸단다. 그리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아빠 한 마디에 잠이 들며, 셋째는 우유도 찾지 않는단다. 신기하기도 하고 안심이 되면서도 뭔가 짠한 마음이 든다.


그랬거나 저랬거나 어쨌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도로시가 "집만큼 좋은 곳은 없어요."하고 속삭였듯이... 둘째 녀석도 그럴까? 내일은 아픈 요 녀석과 또 어떤 씨름을 할지 모르니 빨리 자야 하는데, 기침을 하며 깬 아이를 다독이고 축축하게 젖은 기저귀를 갈고 젖은 아이의 옷을 갈아입히니 잠이 다 깨 버렸다. 마법의 구두를 탕탕 두 번 굴리면 집으로 돌아가던데, 뭐 그런 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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