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렇게 작은 속삭임
엄마 이것 좀 봐요. 꽃이 피었어요.
풀잎에 뭐가 묻어있나 했다. 어머나! 이렇게 작은 꽃이라니! 잎겨드랑이에 붙은 꽃이 갓난아기 마냥 사랑스럽다. 깨알만큼 작은 꽃잎 다섯 장에 꽃술까지, 있을 건 다 있다. 화단 그늘진 곳에 옹그리고 앉은 귀여운 꽃에 무릎을 굽히고 아이와 하냥 마냥 쳐다본다. 따뜻한 햇살과 푸른 하늘의 어울림 속에 눈요기가 되어주는 수많은 꽃들 틈에서 어쩌면 수고롭게도 몸을 낮추고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참 작은 꽃이다.
우리는 보물 찾기에서 어렵게 발견한 보물처럼 환호하며 당장 꽃 이름을 검색했고 이것이 '참꽃마리'라는 걸 알아냈다. 입안에서 구르는 소리도 왠지 귀엽고 앙증맞은 느낌. 하룻밤 사이 연둣빛 새순들을 쑤욱 쑥 피워 올리는 4월에 '나도 여기 있어요' 하고 새초롬하게 속삭인다. 손톱보다 작은 꽃들에게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 이 꽃들은 계절을 기다리고 기다려 누리는 세상 구경일 텐데 싶어 애틋하기도 하다.
소확행. 풀어 말하면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어쩌면 밟힐 듯, 안 보일 듯 작지만 어여쁘게 우리 곁에 존재하는 참꽃마리처럼 조금은 수고스럽지만 확실하게 행복한 일상들이 있다.
나에게 그게 뭘까.
남편이 내려주는 한 잔의 커피, 도서관을 들러 책을 빌리는 일, 라디오를 들으며 보낸 사연이 당첨되어 받는 선물, 그리고 이렇게 시시콜콜 글을 끄적이는 일... 하지만 그 무엇보다 참꽃마리처럼 앙증맞은 아이들을 키우며 자라는 것을 보는 기쁨이겠지? 하지만 육아는 소확행 치고 수고로움이 너무 큰 것 같은데?!
이렇게 시시한 글을 쓰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