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부모는 민원인이라 불린다.
며칠 전 나는 민원을 받았다.
언제나 감사하다고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다 같으랴. 나도 그건 안다.
저녁에 전화를 한 학부모의 말투는 속사포다.
선생님, 왜 책을 읽어주시는 거죠?
읽어주지 마세요.
질문이 너무 황당하여,
철수세미 같은 그녀의 목소리에 당황하여,
나는 하하하 웃고 말았다.
원래 을은 웃으면 안 되는데,
웃어버려 두 번째 잘못을 하고 만다.
투넘버를 쓰고
퇴근 후에는 학부모의 전화를 받지 않는 요즘 젊은 교사들이 옳다고 느껴진 하루.
싸워봐야 너만 다치니 네네~하고 지나가라는데
이불 뒤집어써도 잠이 안 오니, 참 선생도 못할 일이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매일 그런 생각을 한다는 선배 얼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