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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학교

교권 회복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by 꿈꾸는 momo

이틀 남은 방학에는 혼자 여행이라도 할 거야!

남편과 아이들에게 선전포고 하듯 말해놓고 정작 나는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있다. 찌뿌둥한 몸으로 다른 곳에서 숙박을 했다가 잠을 못 자는 악순환이 두렵기도 했지만 정작 내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은 2학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수업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으로 가닥을 잡아본다. 표면적으로 겉도는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 마음을 건드리는 수업을 하고 싶다. 결국 아이들을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제일 잘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 민원의 끝없는 갑질 사례와 교권 추락에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애당초 학생인권 조례가 잘못되어서 그렇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나온 뉴스에서는 2학기부터는 교사가 핸드폰을 뺏거나, 교실에서 나가라고 말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떴다. 헛웃음이 났다. 교사에게 학생들을 통제할 힘을 쥐어주면 교권이 회복될까. 단체 벌을 받고 잘못하면 손바닥에 매 맞던 시절이라고 교권이 높았다 말할 수 없다. 학생 인권과 교사 인권은 대치되는 것이 아니다. 교실 속에서 학생과 교사의 인권은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하며 교실 안에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인권이란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인간 된 권리 아닐까. 교사가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이 교사를 존중하는 것은 방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됨, 그 자체의 문제다. 곧 지금 우리 시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인간됨의 문제, 사회 전체의 문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별로 없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있다면 뭘까. 교권회복을 위해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정당한 제도 도입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분들께 마음을 보탠다. 그리고 당장 내가 만나는 아이들을 떳떳이 마주해야 한다. 내 수업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나누고, 울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니까 학교에서는 체육활동을 많이 해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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