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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momo Aug 21. 2024

가정방문

동규어머니

“동규 어머니께서 많이 아프세요?”

동규 사정은 동료 선생님들께 들어서 대충 알고 있었지만, 동규 어머니 이야기를 알고 있는 분은 없어서 궁금했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우찌 아를 거두겄습니꺼. 지 팔자가 타고난 기라예. 내가 죽으모 저거 불쌍해서 안 됩니더. 그래서 내가 이리 질기게 삽니더. 나물이라도 캐서 장에 내다 팔아야 우리 동규 먹고살지.”

미선은 동규 할머니가 등 뒤로 밀쳐놓은 것을 바라보았다. 신문지 위로 산나물인지 뭔지 모를 풀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이런 사정에 수박은 어디서 났을까. 일부러 사신 것일까. 미선은 들고 있던 수박을 베어 물었다. 밍밍한 수박물이 입안을 적셨다. 베어 문 이상 어쩔 수 없다 싶어 흰 부분이 나올 때까지 한 번에 다 먹어버렸다.

아까부터 방 한쪽의 삐죽 열린 띠살문에 신경이 쓰였다. 미선의 마음을 읽었는지 동규 할머니께서 입을 뗐다.

“동규 어메라예. 슨상님 왔다고 또 빼꼼 쳐다보고 있는가베. 신경쓰지 마이소.”

그 말에 왠지 미선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쪽 틈에서 나를 보고 있는 눈이 있다니. 미선은 수박껍질을 한쪽으로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할머니, 학교에서 동규 잘 챙겨보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고, 슨생님. 벌써 가실라꼬예. 고맙습니더. 우리 동규 잘 부탁드릴께예. 동규야 머하노. 슨생님 가신단다. 인사 드려라.”

황소 곁에서 어물쩍거리던 동규가 눈알을 굴리며 미선을 쳐다보았다.

“안녕히 가세요.”

그날 밤 미선은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거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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