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첫째를 이기고 싶은 본능적인 욕망을 가진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강렬한 소망은 상대에 대한 질투와 미움으로 이어진다. 오빠는 내게 그런 대상이었다. 나보다 무엇에든 능숙하고 빠른 존재가 있다는 게 싫었다. 그 존재에게 관심이 쏠릴 때는 더욱 그랬다. 오빠는 공부를 잘해 어딜 가나 주목을 받았다. 그에 비해 나는 한글도 못 떼고 1학년에 입학해, 늘 근근이 따라가던 평범한 아이였다. 엄마가 오빠를 특별히 자랑스러워하거나 애정표현을 한 것도 아닌데, 나는 엄마의 표현방식을 무관심과 차별로 인식했다.
물론 오빠에게 나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까부는 동생이었다. 그날, 싸움의 시발점이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엄마, 아빠가 잠시 외출을 했고, 차려진 저녁 밥상에 앉아 같이 밥을 먹다 벌어진 일이었다. 갑자기 오빠가 밥상 위에 있던 김치를 내 얼굴에 던졌다. 매우 굴욕적이었다. 이 굴욕을 되갚아야 했다. 있는 힘껏 김치를 집어던졌지만, 오빠는 번번이 잘도 피했다. 김치전쟁이었다. 김치폭탄은 족족 적군을 비켜갔고, 마지막 김치조차 적군이 도망치며 닫은 부엌문에 철썩 붙으며 동이 났다.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오는 마지막 김치의 장렬함이 곧 내 마음과 같았다. 시뻘건 양념으로 도배된 부엌은 유혈이 낭자한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이 광경에 아무 말도 없이 한참 바라만 보셨다. 그날 저녁, 오빠와 나는 아빠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한참 동안 손들고 벌을 서야 했다.
오빠와의 싸움은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되살아났다. 종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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