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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ndwith 위앤위드 Jan 19. 2021

ㆍ이제 내 자신에게 솔찍해지고 싶다

ㆍ이제 내 자신에게 솔찍해지고 싶다.
마라톤선수를 은퇴하고 난뒤 은행에서 10년10개월을 근무하고 IMF때 퇴직을 했다.
그후 나는 줄곧 체육행정가로서 활동을 해왔다.
집사람의 만류에도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왔다.
그러나 나는 행복했을지 몰라도 가족은 지금도 힘들게 살고 있다.
솔직히 체육계쪽의 일이 겉모습과는 달리 정말 열악하다.
선수생활을 할때에는 그나마 좋다. 조금 더 잘해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나면 그나마 연금이라는 것이 나오기에 좀더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마도 나같이 빗좋은 게살구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아예 선수생활을 형편없이 했다면 아마도 빨리 포기하고 다른 일을 했을수도 있었겠다.
국가대표도하고 올림픽까지도 참가하다보니 스포츠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그래서 겉모습은 멀쩡한데 실속은 없는게 스포츠인이다.
나는 지금까지 가족보다는 그 겉모습으로 살아온거 같다.

특히 작년부터 코로나19의 창궐로 그나마의 수입까지도 없다보니 가족몰래 대출을 받아 생활하면서 더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다.
나름 생계의 수단을 마련코자 이것저것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사회복지사1급. 방역관리사1급. 정교사(체육)2급. 경기지도자2급(육상). 생활체육지도자3급(배드민턴), 좌식배구심판B급 등 혹시나 해서 이것저것을 취득했지만 운동으로 인해서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운동에 관한 특강(강연 등)이나 대회개최, 러닝감독. 배드민턴코치 등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대회를 치렀다.
IMF이후 마라톤 붐이 일어났을때 2009년까지 런기획이라는 기획사 총괄본부장을 하면서 솔직히 동아. 춘천. 중앙 등 전국의 대회시설 설치 및 대회대행을 수백번을 치렀다. 이 회사에서 정말 정신없을 정도로 많은 대회를 치럿고 회사가 돈도 많이 벌었다.
본부장인 나는 월급쟁이 였지만 나름 나의 길을 찾은거 같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아는 분의 솔깃한 제안에 넘어가 사직을 하고 나온 후 나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3개월의 짤은 기간에 그동안 내가 쌓아올린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렸다.
지금까지도 어쩌면 회복하지 못하고 인생 후반에 가족까지도 힘들게 만들고 말았다.
나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 지방대회를 몇개씩 했지만 지방대회는 지역신문들이 자리를 잡아서 수입이 별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까지 해왔던게 이런일이니 이거마져도 안할 수가 없다.
작년한해 꼬박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17년을 해왔던 마이런(myrun.co.kr)기부마라톤대회를 언택트로 치렀다.
대회를 준비하고 오픈해서 1,000명이상 참가하지 않으면 100%적자다.
언택트대회라 시설비는 안들어가더라도 기본적인 것들은 들어가니 최소 500명 이상은 참가신청이 되어야 그나마 적자없이 대회를 치른다.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혼자서 대회를 치를때를 말한다.
일이 많아 알바나 직원을 두면 내 수입은 고사하고 인건비로 다 들어가게 된다.
보통 대회준비는 최소3개월 이상 걸리니 그 3개월의 인건비는 정말 큰 부담이된다.
그래서 작년 기부마라톤대회도 혼자서 치러냈다.
참가인원이 3백명 조금 못미쳤다.
작년에 18회째라 그동안 해온게 있어서 안하려 했다가 오픈해서는 적자를 봣다.

그 대회 후 고민을 많이 했다.
앞으로 대회를 못할것 같았다.
후원이나 협찬이 있지 않으면 100%적자인데 코로나19로 기업들도 안쓰려할텐데 참가비만 가지고 대회를 해봐야 적자일 수 밖에 없다.
고민되었다. 당장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안할 수도 없고, 주변에 조금씩 언택트대회가 개최되고 있는걸 보니 2021년에는 조금 좋아질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 어떤대회가 좋을까! 정말 고심하고 고민했다.
괜찮은 코스가 뭐가 있을까 몇일을 고민하면서 문득 매일 운동가는 서울대 코스가 좋겠다 느껴졌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정말이지 매일 같은 둘레길을 가고오는데도 한번도 지겹다는 생각을 하지않았다.
내가 이렇게 좋은데 이 코스를 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거리가 좀 짤다.
그래서 다시 생각난게 매주 올라가는 관악산 연주대였다.
이 역시도 매주 주말 한번 또는 연이틀 올랐어도 지겹다 생각없이 올랐다.
그래서 이 서울 트레일 레이스21이 (www.seoultrailrace.com) 탄생하게 되었다.
수도권 참가자만 생각하다가 그럼 지방러너들에게는 어떤 혜택을 줘야하나를 고민하다가 지방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시상하고 참가할수 있도록 투게더 런21(www.togetherrun.kr)을 함께 오픈하게 되었다.

나에게 이번 서울 트레일 레이스(관악산 트레일 2021)과 투게더 런21은 어쩌면 마지막 대회 일수도 있을것 같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제 접을 생각이다.
더 이상 할 수도 없고 자금의 여력도 없다.

어쩌면 마라톤과의 연도 이 대회를 기점으로 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지인이 나에게 말한게 있다.
이제 봉사는 그만하고 돈되는 것 좀해라.
이제 나도 그분의 말대로 나와 가족을 위해 뭔가를 해야될거 같다.
그러나 아직도 코로나는 사그러질거 같지 않다.

이제 솔직하고 싶다.
이번대회 꼭 성공하고 싶다.
최소한 적자라도 안보고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았으면 하는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이번에는 잘 되겠지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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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trailrace.com
@togetherru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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