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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us Jan 27. 2022

잠시 멈추고, 숨을 쉬어요 후- 하

긴장하는 삶에 대해

내가 긴장하는 순간은 사람들 앞에 서 있을 때이다. 사람들 앞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해내어야 할 때. 배우로서 사람들 앞에 서야만 했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여줘야 했다. 긴장되는 상황의 연속인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땐 이완되어있는 상태가 별로 없었기에 내가 긴장이 되어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도 판단이 불가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내 몸은 드디어 폭발해버렸다.


숨 좀 쉬어 제발!  

그 결과 앞니가 안 붙는 부정교합. 개방교합 (오픈 바이트)이 생겨버렸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긴장되는 상황에서 턱에 제일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치아가 이렇게 뒤틀려버린 거라고 하셨다. 재발이 자주 되는 형태의 부정교합이라 완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치료방법으로는 교정이 다시 진행되는 동안 긴장을 푸는 방법과 삶에 감사하는 방법, 나를 사랑하는 방법, 긍정적인 심리학 등 삶에서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하셨다. 몸과 마음은 연결이 되어있다고... 그렇기에 마음이 지금 힘든 상태고 몸에 신호를 보낸 거라고... 너무 열심히 살지 말라고....


난 그저 황당했다.


열심히 살지 말라니요..?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열심히 살아야지 당연히 열심히 살아야지! 다들 열심히 살잖아 안 그래?

그렇게 불신을 가지고 치과 선생님을 대했고 선생님은 나의 불신의 눈빛을 보셨는지 치과 치료가 끝나면 항상 상담실로 데려가서 상담을 하곤 했다. 처음엔 치과인지 정신 상담 병원인지 헷갈릴 정도였지만..


앞니가 안 붙는다면 오디션에서 발음 지적을 받을게 뻔했기에 일단 치료를 진행했다. 그래 되든 안되든 일단 긴장을 풀어보자. 그렇게 시작된 긴장을 푸는 방법, 숨을 쉬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나가게 되었다.


첫 번째로 시작한 건 명상.


명상이 이완을 하는데 좋다길래. 그냥 앉아서 30초 시간을 맞추고 숨을 쉬어봤다. 처음엔 눈을 감았더니 왜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는지 숨에 도저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어쩜 내 숨이 이렇게도 짧을 수가 있나.. 숨을 쉬는데 오히려 숨이 차는 건 또 뭔지...


처음엔 허덕이며 숨을 쉬었는데 계속하다 보니 점점 가슴까지 숨이 들어가고 점점 골반 밑까지 숨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고 이제는 갈비뼈가 한껏 팽창했다가 아주 작게 수축하고 많은 양의 공기가 몸 안을 가득 채웠다가 천천히 따뜻해진 공기로 밖을 향해서 나간다. 그렇게 몇 번 더 숨을 쉬다 보면 잡생각들이 사라지고 오로지 숨에만 집중하는 순간을 만난다. 그럼 그 순간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아! 이거구나. 이게 숨을 쉬는 거구나. 그동안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바빠서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긴장이 되어있는지 몰랐구나. 이제 알았으니 어떻게 해? 더 잘 숨을 쉬어봐야지. 그래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율신경계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우리 몸에 자율 신경계에는 교감신경(긴장)과 부교감신경(이완)이 있다고 한다. 교감신경은 생명의 위험이 있을 때 보이는 신경반응 (싸울지, 도망갈지)이고 부교감신경은 위험이 사라지고 나서 진정하고 쉬고, 소화를 하기 위한 신경반응이다. 현대 인류에서는 너무 바쁜 생활과 밤늦게 까지 보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쉬지 못하게 되고 계속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게 되는 것이고 이런 교감신경의 활성화는 단순한 일을 하는데도 불안하고 긴장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결국 번 아웃까지 오게 된다.


그 상태가 나였다.


그래. 맞다. 이젠 인정했다. 그래서 이제는 숨을 쉬고 균형을 잡아가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바로 내가 필라테스 강사가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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