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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Nov 23. 2019

양심은 어디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놀이터 옆길을 지나가던 차가 인도의 보도블럭 가장 자리에 세워져 있는 볼라드를 쳐서 쓰러뜨렸다. 차종이 SUV여서 볼라드는 보도블럭과 함께 뽑혔는데, 이 차는 그대로 차를 전진시켜서 볼라드를 밟고 넘어가 버렸다. 이 장면을 나는 중간부터 봤는데, 차가 보도블럭 위로 올라와서 볼라드를 친 것도 황당했지만 넘어진 볼라드를 타고 넘어간 것이 더 어이없었다. 운전자는 볼라드를 넘고서는 당황한 얼굴로 나와서 상황파악을 했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다른 사람이 나와서 차량 상태를 확인했다. 땅에서 뽑히고 차에 밟히고 바닥에 뒹굴던 볼라드를 원래 자리에 세워두고 그 차는 그대로 출발했다.  주변에는 보도블럭 몇 개가 흩어져 있었다.



  경비 아저씨께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드리고 차번호도 알려줄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 행히 볼라드 자체는 찌그러지거나 파손된 부분이 없어서 괜찮다고 하셨다. 전해 듣기론 만약 공사가 필요하다면 주민들의 관리비로 비용이 나간다고 한다. 녁 때 가서 보니 마음씨 착한 경비 아저씨가 원상복구를 해놓으신 것 같았다.



처음처럼 완벽해 보이진 않는다.


  누구나 실수는 하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고 그냥 외면하는 사람이 있다. 별거 아닌 일일 수 있지만 볼라드가 아닌 어린 아이였다면 어떠했을지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단지 안에 있는 도로는 시속 20km 이하로 주행하도록 권장되지만 지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몇년 전 단지 안에서 빠르게 주행하는 차에 어린 아이가 부딪혀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지만 여전히 차들은 쌩쌩 달리고 보행자들만 조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고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건 꼭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다.




Photo by Hans M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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