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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Jan 01. 2021

대체 불가와 유틸리티맨

2021년,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이 끝났다. 이번 감염병 사태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줄 몰랐다. 시간이 많이 지나더라고 올해를 잊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이 우리의 일상이 된다고 해도 그게 처음 시작된 때는 잊기 어려운 법이고, 더 심각한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의 생활을 급격하게 바꿔놓은 첫 번째 경험이었기 때문에 2020년은 계속 기억되고 소환될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하는 1월 1일 새벽은 내게 있어 언제나 특별하다. 한 해의 다짐이 이 시간에 정해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역시 새해에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고 있는 중이다.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 '대체 불가' 였다.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는 내가 요즘의 손흥민 선수를 보면서 떠올리는 말이다. 그는 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이면서 팀 전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감독이 경기에 반드시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선수다. 팀에서는 이렇게 대체 불가인 선수들이 몇명 있으며 이 선수들이 부상이나 다른 이유로 경기에 나설 수 없을 때 팀은 위기를 맞게 된다. 팀에 속한 모든 선수들이 대체 불가인 선수들이라면 감독은 고민이 필요없을 것이다. 하지만 팀 운영상 자연스레 후보 선수들이 주전들의 자리를 대체하기도 하며, 핵심 선수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번갈아 기용되게 된다. 대체 불가하지 못하면 언제든 자기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불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조직 안에서 대체 불가인 핵심 선수들 외에도 꼭 필요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팀 안에서 구멍이 생긴 자리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멀티 플레이어라고도 하는데, 야구에서는 여러 포지션이 소화 가능한 선수를 유틸리티맨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을 향해 영리하다고 하기도 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다고도 한다. 농구에서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하며 어떤 역할을 맡겨도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유형의 선수이다. 심지어 한번도 안해본 역할을 맡기더라도 예상 외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선수들은 한가지 역할 조차도 특별하게 잘 하지 못해서 이것 저것 어중간하게 하는 만능형 선수들하고도 구분된다. 유틸리티맨이라 불리는 선수들 중에는 실제로 아주 뛰어난 자기 위치가 없어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선수들은 주전 선수에게 자기 자리를 자주 내주게 된다. 




다가오는 새해에 내가 바라는 것은 팀 안에서 대체 불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나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올해부터는 더욱 성장해서 누구에게도 대체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여기에 유틸리티맨의 역할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유틸리티맨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는 소방수 역할과 힘든 일도 팀을 위해 나서서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 


2021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 : 대체 불가 + 유틸리티맨




Photo by David Kovalenk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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