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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Aug 24. 2019

내게 맞는 책을 만나는 기쁨

건성 건성과 TMI(too much information)의 중간쯤

  우리는 현재 정말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말 다양한 책들이 있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도 다 다르다. 그 중에서도 책의 난이도에 따라서 흡족할 때와 아쉬울 때가 있는데, 저자는 책을 쓸 때, 그 책을 읽을 독자의 수준을 고려해서 책을 쓰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기의 이해 수준에 맞는 책을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 책의 서문에는 저자가 어떤 대상을 고려해서 책을 썼는지가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책을 구매하기 전에 내용을 좀 훑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책인지를 따져보고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경우에, 내 수준에 맞는 책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저자의 내용 전개 방식이나 문장표현력, 번역의 탁월함같은 기준들도 중요하지만, 특히 해당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데 관련용어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서 힘들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당장 그 책을 읽는 것보다 보다 쉬운 책을 선택해서 읽어야 한다. 반면 어떤 책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한 부연설명이 너무 길어서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할 때, 내게 맞는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 중 하나인 것 같다.



  어려운 주제를 쉽게 쓰려고 노력한 책들을 볼 때, 개인적으로 아쉬운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다. 특히 기초 과학 지식을 전하는 책들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인데, 불필요한 그림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경우에 아쉬움을 느낀다. 책을 그렇게 만드는 이유는 아마도 독자를 생각해서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래도 과학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하고, 이해를 돕는 그림들을 추가하는 것인데, 때로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불충실한 경우를 느끼기도 한다. 정작 개념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까 조금 까다로운 내용은 생략을 하여 전체적인 분량도 줄이는 것이다. 대신 삽화를 많이 넣어서 책의 두께는 어느 정도 유지를 하는데, 이런 삽화들이 내용에 비해 과도하게 많이 들어간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글의 내용 자체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부실한 설명을 그림으로 대체하려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아서 아쉽기도 하다. 나같은 독자들은 새로운 과학 영역을 접할 때에 힘들더라도 글을 통해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더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그림이 없더라도 설명이 충분한 책을 읽고 싶다.



  쉽게 쓰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개념도 접해야 하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고민하고 깊이 생각해보면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려운 내용은 어렵게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요령보다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더욱 내게 기쁨을 준다. 그래서 불필요한 삽화보다 충실한 설명이 더 들어간 책을 보고 싶다. 과학책은 교과서에 있는 내용들을 보다 쉽게 풀어쓴 책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과학 공부는 교과서로만 하지 말고, 일반 서적을 같이 활용하는 것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과학책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끔 읽기 힘든 분야의 과학 책들도 읽으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독서를 추구하는 사람이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나도 과학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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