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별점 5개 책들
간략한 책 소개가 포함되어 있어요.
책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다. 독자마다 관점이 다르고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는 지점이 다르다 보니 같은 책을 읽더라도 평가는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또한 언제 책을 읽는지, 혹은 이전에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그 책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읽을 책을 선택할 때, 가까운 지인의 추천을 받기도 하는데, 지인이 감명깊게 읽은 책은 언제가 됐든 꼭 읽는 편이다. 사놓고 한참을 읽지 못하더라도 책꽂이에 꽂혀있는 그 책을 보면 추천인의 얼굴이 같이 떠오르며 언젠가는 읽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책을 광고할 때도 유명인이 추천을 하면, 왠지 그 책이 더 눈길이 가고 좋은 책일 것 같은 기대가 생겨서 판매량이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듯 책에 대한 각 사람의 평가는 다 다르지만 읽는 사람은 그 평가에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주관적인 정보들이 갖는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방법은 많은 정보를 취합한 통계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남긴 평점은 인터넷 매체에서 평균 별점으로 제공이 된다. 그리고 각 사람들이 그렇게 평점을 남긴 의견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독자들은 그런 평가들을 보면서 책의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책 판매 매체인 아마존에서는 책에 대한 구매자들의 평점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사이트 이용자들은 그 평가가 도움이 되었다면 'helpful' 이라고 표시할 수가 있다. 우리는 이제 책에 대한 통계자료를 미리 확인하고(이런 과정에서 의도적인 악평들도 걸러진다) 책을 구매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읽고 나서 그 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하는 편이다. 공개적으로 하진 않지만 내가 만든 독서리스트에 그 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남겨놓는다. 책이 좋을수록 별점을 5개까지 매겨 평가하는데, 올해 내 독서리스트에 있는 90권의 책 가운데 별점을 5개 받은 책은 6권이 있다. 나는 보통 끝까지 읽은 책은 거의 별점 3개는 기본적으로 주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 책을 쓰고 독자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5점을 주는 책들은 내 나름의 두가지 기준을 잘 충족시키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준은 메세지의 일관성과 그 메세지가 주는 신선한 충격이다. 즉, 작가의 근거가 확실한 일관적인 주장이 나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많이 바꿔주었다면 그 책은 별점 5점 책이 되는 것이다. 독서가 내게 주는 가장 큰 유익함 중 하나는 책을 읽기 전에 가지고 있던 편협한 생각과 선입견, 고정관념들이 책을 읽음으로 해서 올바른 생각으로 바뀌는 것이다.
내 선입견을 무참히 깨트린 4권의 책들이 있다. 첫 번 째 책은 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이다. 그동안 내가 평균이라는 보편적인 평가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개개인성의 중요함을 깊이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과 교육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두 번째 책은 우리 삶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는 '습관'에 대한 책인데, 책 제목이 곧 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올해 출간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었을 때도 두 책에 대한 평가가 뒤집히지 않았다(습관의 힘을 나중에 읽었다면,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도 별점 5점이었을 것이다). 참고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찬사 중에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을 뛰어넘는 최고의 책!" 이라고 적힌 월스트리트 저널의 평가에 동의하지 못했다. 특히 나는 뇌를 다친 환자가 기억력을 잃었음에도 '습관'적으로 일상생활(요리, 산책 등)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세 번째 책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알려졌던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을 바꿔준 켈리 맥고니걸의 '스트레스의 힘'이다. 이 책을 읽고 내 삶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이용할 방법들을 찾게 되었고, 많은 과학적 자료들을 통해 그동안 상식이라고 잘못 알고 있던 스트레스에 대해 올바르게 알게 된 책이었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실제 삶에 바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책은 '인맥'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 잡아 준 데이비드 버커스의 '친구의 친구'라는 책이다. 그동안 인맥을 쌓는 노력을 속으로 나쁘게 생각해 왔던 과거의 나를 많이 반성했다. 또한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인맥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이끌어 준 책이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내 사람들을 더욱 귀하게 볼 수 있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책은 진짜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내가 바뀌는 것을 경험하였고, 내 주변에는 책을 읽으면서 바뀐 사람들이 많이 있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킨 책을 아직 못 만났을 수 있지만 계속 읽다 보면 자기만의 인생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21세기 북스
2.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갤리온
3. 켈리 맥고니걸 [스트레스의 힘], 21세기 북스
4. 데이비드 버커스 [친구의 친구],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