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마지막 길에서 만난 요령잡이의 후렴구가
추운 겨울 도심 번화가에서
예쁜 꽃 상여를 만났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또렷한 장면이라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슬픔이 기억의 질서를 세우듯
흑백의 사람들이 한 줄로 길을 만들고
요령꾼의 카랑하고 구성진 소리가
시선을 잡아끈다
요령소리는 몇 굽이 능선을 넘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었다
한 생이 울음 속에 섞여
이름 대신 숨결로 불릴 때
삶은 그렇게 조용해진다
이정표 없는 세월을
저마다 짊어지고 살았을 텐데
마지막 길 앞에서
모두는 같은 속도로 걷는다
상여꾼의 후렴을 더듬던 누군가는
알 수 없는 기억에 찔린 듯
추위 한 자락을 움켜쥐고
눈물도 상처도 잠시 내려둔 채
삶의 깊이를 더듬거린다
죽음 앞에
꽃으로 둘러싸여
한 사람의 끝이 지나갈 때
삶은 더 선명해진다
노잣돈을 꺼내 놓는 이들 앞에
햇빛마저 마지막 확인처럼 반짝인다
인연은
또 혈육은
죽음을 통과하고서야
눈물의 무게를 재게 되고
이별을 만나고서야
진심의 결을 만난다
꽃 상여는 멀어지고
길은 다시 일상의 소음으로 채워지지만
방금 지나간 것은 한 사람의 끝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는
단단한 이유였음을,
삶은
서로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내 안의 죽음을 조금씩 익히는 일
그래서 오늘을
조금 더 따뜻하게 붙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