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그립니?
'젊음이 그립니?'라고 묻는다면...
12월이 지나면 또 나이를 더한다
그저 나이에 숫자를 더할 뿐이고 그렇게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한때는 한 해가 가면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괜히 '뭐 하나 한 것 없이 시간만 간 것' 같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에 이유 없이 불안했었다 젊은 날에는 12월이 되면 소중한 나의 시간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쉬워하고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한 마음이 있었다
이제는 예전보다는 초월한 듯 느껴지고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가고 오는 해를 편안하게 맞이한다 올해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12월이다 마음밖에 내놓은 것들을 들여놓아야 하고 잘 다듬어 정리하고 제자리에 두어야 한다
가끔 12월 마지막 달이라서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을 내가 나에게 묻곤 한다
'지나간 시간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내려두고 간 정류장마다 서 있는,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
'젊이 그립니?'
'혹 허투루 보낸 지난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니?...'
여러 가지 질문이 내 안에 들어있다 그리고 가끔은 상상을 해본다 잘 가고 있는 거냐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은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그리 서글프지 않다는 것이다 젊음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욕심을 낸다면 한도 없는 것일 테고 가정해서 상상으로만 이런저런 생각을 할 뿐, 일어나지 않는 꿈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은 나이 든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지 뭐든 조심스레 앞으로 간다 일이든 건강이든 인간관계든... 그 어떤 작은 것 하나라도 살펴서 간다
다행히도 내가 하는 일이 더 이상 욕심이 없을 만큼 만족을 한다 즐겁게 하고 있다 뭐든 욕심을 내면 내가 더 많이 변화해야 하는 것이고, 변하지 않고 욕심을 낸다면 그것은 설익은 자각일 테고 과욕인 것이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고 크게 어긋나지 않게 이대로만 잘 익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가는 길이 이탈되지 않도록 잘 가꾸어 갈 생각이다 능력보다 넘치게 가슴 벅차게 하고 있다 때론 일복이 넘쳐서 비좁은 길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것처럼 스릴과, 끝과 끝에서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많이 배우고 매사에 감사를 느끼고 있다
한때는 어느 한 부분에 꽃이 되고 싶은 때가 있었다
꿈이 있었다 능력보다 더한 꿈. 아니 허황된 꿈을 꾸었다 이제는 누군가 꽃을 피우면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꼭 필요한 주변사람이고 싶다 둥글게 부드럽게 모나지 않게 하고 싶다 누군가 뾰족이 일어나는 마음이 보이면 부드럽게 중재하는 편안한 사람이고 싶다
그대로라면 다행히도 주변을 밝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젊음이 그립지 않을 만큼 인생의 봄날은 지금이다 일을 하며 글을 쓸 수 있는 지금이 나의 봄날이다 문을 열고 나를 찾아오는 이들과 생각을, 더하고 나누기도 하고 여유 있는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아름다운 여유가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젊을 때가 그립다기보다는 막연하게 그냥 젊음을 상상해 볼 뿐이다 지금이 좋다 나이 많이 먹어서 더 좋다 이제는 지금의 나이 든 여유로움이 좋다
내가 삶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어느 곳에 더 가까이 가야 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세월과 함께해서 알아지는 것들이다 겉보다 내면의 소중함에 더 힘쓰고, 감정을 잘 다독이며 가야 한다 나의 감정을 잘 살피고 가꾸어 가는 것은 나이 듦의 진짜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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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데 겨울답지 않게 요즘 따뜻하다 석양이 아름답게 드리워진 저녁놀이 유난히도 따사롭다
겨울 석양만큼이나 아름다운 생의 길목에서 인생을 잘 다독이며 자연스럽게 나를 완성해 가는 중이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내가 지나온 흔적이 말해주는 것이다
내가 내게 다시 물어본다
'젊음이 그립니?'
'불안정했던 청춘보다
나이 든 지금이 더 괜찮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