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빌런을 만난다면
성장하지 않은 자아를 가진 사람
회사에서 상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지인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그녀의 고민이 깊어도 너무 깊어서 예쁜 얼굴까지 상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생각의 중심까지 흔들리고 있다 어쩌면 문제가 한참 일어난 소용돌이 속에서 그녀가 홀로 결정해야 하는 위급한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녀의 고민처럼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세상은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사방이 막힌 것처럼 사람들 세상에서 지금 고민이 많다 너무 고민이 깊어서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녀의 생각을 들으면서 그 묵직한 검은 그림자가 고스란히 내게 전달되었다 회사 상사와 오래된 갈등과 서로 얽혀있는 문제들이 요즘 그녀의 주변을 온통 사로잡고 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것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하루를 시작으로 대부분 직업이 있는 곳에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직장이라는 곳은 한가정의 경제적인 것과 직결되는 것이라서 생존과 직접 연결된 소중한 곳이다
흔히 직업이라는 것에는 고급스럽게 꿈의 실현, 자아실현이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여두었지만 더도 덜도 아닌 먹고사는, 경제적인 문제 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더 민감할 수 있는 그곳에서 우린 많은 일과 서로 연결되어 부딪기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 경쟁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사회라는 곳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감정이 촘촘히 뻗어있고 세세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곳에는 때론 상식적으로 고상하게 다뤄지는 나의 감정이 아닌 첨예하게 대립을 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일속에 감정선이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내게 엄습해 온 갈등을 바로잡기도 전에 또 다른 감정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평온하게 제자리에 바로두기도 전에 또 쌓아두게 된다 같은 곳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며 회사일과 또는 같은 부서 사람과 얽히고설킨 일들이 연결되어 힘든 시간 속에서 매일매일 삶이 지나간다
그녀가 다니는 회사는 대기업이면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회사다 히스테리가 있는 상사를 만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그녀는 언제부터인지 상사의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간간히 얘기했었다 매사에 실경질적이고 대화할 때 상대방 눈을 보지 않고 45도 각도로 내려보면서, 새파랗게 파르르 떨리는 입술이 무서울 만큼 두렵다고 했었다 매번 다그치듯 '다른 생각은 없는 겁니까'를 반복한다는, 다른 언어구사는 할 줄 모르는 사람. 학력만 좋고 나머지는 제로라고 농담처럼 툭툭 던지던 기억이 이제야 퍼즐이 맞춰졌다 사회성 제로 인간성 제로 소통 제로... 듣는 내내 숨이 막혀서 혹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기업에 그런 빌런이 있다니,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지켜야 할 사람의 도리가 있을 텐데 제대로 된 악당을 만났던 모양이다
사람들 속에는 나이가 들었는데도 성숙하지 않은 사람이 곳곳에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을 지키며 세상을 살아가지만, 좋은 곳에서 많이 공부했는데도 인격 소양과 성장이 되지 않으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괴로울 만큼 힘든 것이다 그래서 우린 꾸준히 성숙해야 하고 사람들을 통해서 공부해야 하고 성장해야 한다 내면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자신을 값싸게 두질 않는다
회사라는 곳은 서로의 일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관계에서 때론 감정으로 연결되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긁히는 마음의 상처는 기억 속에 오래 간직된다 다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부지런히 살아가게 되지만, 때론 누군가 내게 날카로운 감정을 삐죽 내어 보이기라도 하면 감정이 있는 공간에 차곡차곡 쌓아 둔 채로, 시간은 흐르게 된다
회사라는 상하조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누군가는 흔히 습관처럼 정제되지 않은 감정으로 인해서 깊숙이 상처를 내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전달되고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야! 오늘은 기분 망친날~"
쯤으로 여기고 긁힌 감정은 가슴 어딘가에 두고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는 듯이 치부해 버리게 된다 감정의 굳은살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커져서 위기가 오는 것이다 서글프지만 그렇게 나의 소중한 시간은 계속 흐르게 된다
그녀가 퇴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던지 퇴사로 마무리를 지을 모양이다
원래 세상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가다가 불편함이 있으면 둘러가면 된다 약간의 쉼을 통해서 마음을 정리하고 또 다른 곳에서 새 출발하면 된다 그곳이 아니면 당장 죽을 것 같아도, 돌아보면 후래쉬하고 근사한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