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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꽃, 들꽃

by 현월안




꿈을 꾸듯

누구든

무지개를 꿈꾼다.


구름 위를 걷는

그림자가 있어

가만히 불러 본다.


이름이 없어 더

아름다운 이름

들꽃


드넓게 무리를 지어야

모두 예쁘다고

춤을 추며 다가간다.


한참 절정일 때

사람들은

잠깐 눈길을 줄 뿐


하늘을 이고

하얀 부스러기로 날아가는

마지막에도

존재감 없는 이름

들꽃


언제나 외로이 외로이


꽉 차게 그리울 때

한이 된 것처럼

가녀린 뺨을 타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입안을 돈다.


희미한 체온이 느껴진다.


작은 들꽃 부스러기의

씨앗들이

얼마나 힘 있게

가슴을 치는지

그 소리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기다림은 모두

다시 시작인 거라고

생이란

지독스러운 고통임을


그러나

하다만 관심

그것마저도 하고 싶지 않다.


다시 훨훨 날아오르길

그 어느 땅이든

지쳐 쓰러져

그냥 피지 말길


이름을 가지고

제대로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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