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을 하는 후배에게 봄날이

유방암 전이가 되었다는 말에서 그만 눈물이

by 현월안




항암을 하고 있는 후배를 만나러 갔다.

병원 간이 의자에 마주 앉았다. 참 예쁘고 스타일 좋은 사람인데 핏기 없는 하얀 얼굴과 가벼워진 몸이 이미 환자임을 말하고 있다. 곧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몸은 뼈와 가죽만 남아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그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 할까.

그녀의 모습에서 그만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오랬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던지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놓질 않는다. 함께 같은 곳에서 일하던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을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어버린 듯 두 사람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많은 이야기 속에는 더 이상 암환자가 아닌 것처럼 그때 우리의 그 시간들을 나누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금세 시무룩하게 기분이 다운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뼛속까지 힘듦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얼마나 힘들까 싶다. 그녀가 궁금해하는 정도만 이야기 수위를 조절하며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듯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이어갔다.

"힘내야 해~"라는 말을 너무 쉽게 꺼내 놓기가

미안할 정도로 병원에서만 느끼는 묵직함이 짓누르고 있다.



많이 내려놓은 모습 같았고 달관한 사람처럼 처연해 보여서 함께하는 내내 눈물을 안으로 삼켰다. 안타까운 마음과 반가움과 여러 감정이 섞이어 그냥 서로 바라보는 것으로 말이 되는 것처럼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다. 그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한참 정적이 흐른 뒤 그녀가 말문을 연다.

"유방암이 전이가 되었데~~"

"아니 이럴 수가~"

항암을 수없이 하고 괜찮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순간 전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어찌 이런 일이~"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숨결이 요동을 친다.

"살 수 있을까?" 되물으며 통곡을 한다.

남아있는 힘이 없을 텐데 가늘게 쌕쌕거리는 울음에서

그 버거운 힘듦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

위로의 말이 무색할 만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한참을 내 품에 안겨서 속에 있는 진한 감정을 쏟아낸다. 세상에 있는 고통 중에서 암과 맞서는

고통이 가장 큰 악독한 것처럼 내게 전달된다.

벼랑 끝에서 홀로 생을 잡고 이겨내아 하는 고통이다.

홀로 견뎌야 하는 무채색 시간들. 공포의 시간들이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그녀의 본모습과 마주했다.

감정을 가다듬으며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녀가 예쁘게 웃는다.

"꼭 이겨낼 거야~"라고 다짐을 한다.

"그래 할 수 있어~"

우린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눈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녀의 남편에게서 그녀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곳에 전이가 되어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에서

설마 했던 감정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고 그녀 남편의 전폭적인 사랑이 있어서 춥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그녀의 가냘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아서 다행이다.

"간절하게 원하면 들어주시겠지~"라는 말을 이 순간

간절히 믿는다.

아무 문제없는 행복한 가정에 어찌 이런 고통일까 싶다.

너무 행복한 사람이라서 너무 많은 재능을 가져서,

주의에서 모두 부러워하는 사람이라서 더 안타깝다.

얼마나 더 고통이어야 그걸 멈출 수 있을까.

항암을 곁에서 지켜본 이들의 안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인지를.


♤♤♤♤♤¤¤□♧♧


봄은 오고 있는데 마음이 급하다

그녀에게 꼭! 봄처럼 새싹이 생겨나길 바란다.

마른나무에 꽃이 피듯 그녀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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