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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짙어서

어머니 보고 싶어요

by 현월안



드넓은 바다를 보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너무 짙게 푸르러

아무것도 비추지 않습니다

그 어떤 티끌도 보이지 않습니다

광활하게 제힘으로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습니다

나지막이 엄마라고 불러봅니다


'그곳에서 잘 계신가요?'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오를 뿐

그만 쓸쓸하게 일렁이는 바다 숨소리

엄마라고 부르는 일은

이제 그러합니다


텅 빈 소리뿐입니다


내 가슴에 붉은

그리움을 물들여놓았습니다

봄은 오는데

세상에 새순이 왜 피어나는지

덩굴은 다시 어디로 뻗어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당신이 사람들을 품었던 온기를

나는 알고 있습니다

종갓집 종부의 거친 손으로

그 많은 사람을 거둘 때,

깊이 맺힌 땀방울들을


남겨주신 사랑

당신이 알려준 커다란 양식을

삼킬 때마다

자꾸 목이 메어옵니다

스치듯 찾아오는 짙은 슬픔이

때로는 숨을 멈추게 하고

불현듯 솟구치는 그리움에

오늘도 목놓아 불러봅니다


나의 삶의 진정한 양식

당신이 온몸으로 보여주신

희생이 전부임을


엄마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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