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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Nov 28. 2024

자연스럽게 내게 오는 것들

성인병 약을 먹어야 하는 일



   건강검진을 했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를 추가해서

자세하게 검진을 했다. 동네의 작은 병원에서도 위와 대장 내시경 수면 검사를 하는데, 수면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했다.

아직까지는 부모님에게 받은 유전이 좋아서

다행히 어떤 약도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냈다.



   건강검진 종합결과를 받았다.

다행히 대체로 모두 좋은 편이고 정상 범위 안에 들어있다.

그런데 이전과 달라진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게 나왔다. 중성지방도 정상이고

HDL 콜레스테롤도 정상이다.

그런데 LDL이 기준치를 약간 벗어나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것이다.



   주일 지나서 집 앞에 있는 동네 의원에서 피검사를

다시 해보았다. 결과는 LDL이 역시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

주치의가 나의 식습관과 운동 유무를 자세히 묻고는

나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약을

먹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을 하고 약처방을 해주었다.

6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 보고 정상수치로 돌아오면

약은 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제는 내 몸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약에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묘했다. 이젠 성인병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은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다.



   며칠을 콜레스테롤에 대해서 자료찾아보았다. 콜레스테롤 약의 부작용을 강하게 설명하는 의사도 있었고 그럼에도 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이유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약의 부작용은 드물게 일어나지만 대다수의 의사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약을 복용하기를 권고했다.


==========


   운동이라고는 요가와 가끔 하는 걷기를 다.

의식적으로 운동을 좀 더 열심히 규칙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기는 좀 무리일 것 같고 빠른 걸음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운동을 하고 싶어진 이유는 단순했다.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동네에는 목동 주변을 따라 흐르는 안양천이 있다. 그곳은 아주 예쁘게 꽃길을 조성해 놓았다. 그 예쁜 꽃길을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뛰다가

많은 사람들 무리에 쓸려 걷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무리에 휩쓸려 걷다가 보면 땀에 흠뻑 젖은 러너들을 발견하곤 한다. 그들은 힘든 극한까지 자신을 한계로

몰아붙인다. 

저렇게 힘든데 왜 뛸까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무엇이 그들을 달리게 할까?

누군가 시켜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쫓겨서 달리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저 건강을 위해서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지병과 사투를 벌이는 것이다. 



   때로는 열심히 달리는 사람을 보고

"그렇게까지 오래 살고 싶을까"

하고 말을 보태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오래 살고 싶어서 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살아 있는 동안은 건강하기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아닐까 싶다.



   빠르게 걷고 또 뛰다 보면 맘이 비워지는 신비를 경험한다.

땀을 흘리며 뛰다 보면 묘한 깨달음이 있다.

몸은 힘들지만 생각은 편안해진다.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을 때가 그래도 건강한 때일 것이다.

내 앞에 뛰는 사람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 그렇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모순되지만 묘한 깨달음을 알게 한다.



   한계까지 치닿고 땀을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완전히 방전된다. 그 순간은 괴롭지만 싫지 않은 기분과 짜릿한 그 느낌이 좋다.

그동안 너무 넘치는 섭취 에너지가 과잉되고,

출구를 찾지 못하고 몸을 병들게 했을 것이다. 달리고 나면 어느새 말끔히 해소되는 개운한 기분이 찾아온다.


~~~~~~'''


   걷고 달리다 보면 땀을 흘리기 전보다 체력이 좋아지고

젊게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된다.

달리면서 느끼는 고통은  달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통증이고,

폐가 몸부림치고, 종아리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다. 그래도

가 살아 있다는 걸 아는, 느낌이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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