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글 쓰는 작가의 시작
가깝게 지내는 여인이 카페를 오픈했다.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기도 외곽에 커피와 간단한 빵을 구워서 파는 커피점을 열었다.
언제부터 찾아간다고
약속만 하고 쉽게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 셋이서 함께 찾아갔다.
그녀의 오랜 고민으로 마련된 그곳은 얕은 산이 둘러싸여 있고 넓은 들이 보이고 드문드문 몇 가구 되지 않는 집들이 보였다. 공기 좋고 아늑한 작은 마을이 편안하게 우리를 반기는 듯했다.
서울을 살짝 벗어난 곳인데도
맑은 공기와 녹색의 푸르름이 어찌나 예쁘던지 작은
숲이 있는 그곳에서
글을 쓰며 커피를 만들어 파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좋은 직장을 그만둔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대기업 직장에서 잘하고 있었고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으니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절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좋은 직업을 내려놓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을 테고,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모든 것을 혼자 결정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가끔 재미로 나이 들어서 살고 싶은 도시를 얘기할 때도 그녀는 죽어도 서울을 떠나서
살고 싶지 않다던 사람이었다.
편리한 서울의 문화생활이 그녀에게 맞춤이라며 문화생활을 즐기던 것을 뒤로하고 한적한 작은 마을에
정착한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오래전부터 글 쓰는 사람들의 크루에 들어가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활동을 했고
글을 오랫동안 써 왔다. 그녀는 제법 단단히 준비해 두었다. 낯설지 않게 준비된 사람.
이제는 작정하고 글 쓰는 작가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커피를 만들고 빵을 굽고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것에 비중을 두었으니까 아마도
조금은 한적하고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에 터를
잡았을 것이다.
찾아간 우리를 꼭 안아주며
눈물이 글썽이고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선택의 두려움과 조심스러운 떨림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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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 사람들과 카페 주변을 둘러보고는
그녀가 만들어 준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테이블에서 조용히 담소를 나누었다.
아늑하게 만들어진 가게의 모습이 가게 주인을 닮은 것 같았고 곳곳에 놓은 책과 왠지 모를 차분함이 눈에 들어왔다.
달콤한 커피 향이 그 공간에 가득했고
카페 주인과 앞치마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그녀만의 반달눈 미소가 더해져서
제법 빵 굽는 바리스타 같았다.
빵을 굽는 냄새와 커피 향이 어우러지고 그 공간이
주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손님 두 분이 가게에 들어왔다.
커피 향이 가득한 그곳에서 정성껏 대접하는 따뜻한
모습에서 세상 행복한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손님과 사랑스럽게 주고받는 눈빛과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오래된 커피가게 주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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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자로 살아가기란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회에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어느 날 선뜩 낯선 일을 선택하는 것은 더더욱 모험이다.
어느 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하루살이와 같은
걱정이 있을 테고, 불규칙한 시간에 맞춰야 하는 불안감을 견뎌내야 하는 일일 것이다.
만약에, 자유를 가지는 대가로
"왜 이걸 시작을 했을까~"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시간이 찾아올지도..
지금
"이걸 안 하면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거야~"
여러 가지 모양이 교차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꿋꿋하게 이겨낼 뚝심이 있고 믿음이 있다.
수백 가지의 어렵고 힘든 부분과 맞서더라도,
미칠 만큼 좋아하는
그 한 가지가 그녀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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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그녀에게 다가오는 인생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빵 내음처럼 잔잔하게 다가오는
순풍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롭게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한 만큼 앞으로는
그녀의 시간일 테고 그것이 다시 쓰는 그녀의 인생이
될 것이다.
그녀가 선택한 일이기에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오롯이
그녀를 위한 시간이 되고 그녀의 길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걸 해내고야 마는
그녀의 능력과 용기에서 이미 모든 것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완벽한 일과 행복은 운명처럼 찾아오지 않듯
오래도록 준비한 사람이 그 기회를 만난 것처럼,
새로운 길을 선택한
그녀의 빵과 커피와 작가의 길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