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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Aug 07. 2024

사랑이 무엇일까?

책임이 사랑일까!



   우리 동네에는 내가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을 때 찾아가는 미용실이 세 곳이 있다.

 A는 가끔 멋스럽게 펌을 하고 싶을 때 필요한 미용실이고, B는 커트를 예쁘게 변화하고 싶을 때 찾아가는 미용실이다.  C는 우연히 들러서

커트를 했을 왠지 모를 그 미용실의

끌림이 좋아서 찾는 곳이. C는 노처녀 원장님이 한쪽다리에 장애가 있다. 칼칼한 자존심과 날것 그대로의 정직함에 마음을 빼앗긴 곳이다.

다른 곳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지만 C는 예약이 필요 없고 찾아가는 순서대로 해주는 곳이고, 원장님이 순서를 목숨처럼 정확하게 지켜주는 재미있는 곳이다.



   시간이 여유가 있는 날 무작정 C로 향했다.

그곳엔 커트를 하려는 세 사람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림도 싫지 않듯

가지고 간 책을 펼쳐 들었다.

아무리 주변이 시끄러워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책이다. 책은 곁에서 나는 소리에 신경을

쓰이지 않아도 되고 어디서든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책에 집중을 하는데도 나만의 집중력이 통하지 않을 만큼, 앞서 기다리고 있는 세 사람의 흥분된 목소리가

상치 않았다.



   가만히 들어보았더니 남의 집 불륜이야기가 화제다.

한 여인이 앞집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

남편을 버릴 수 없는 여자는 한참을 괴로워하다가

결국 남편과 초등학생 둘을 놔두고

앞집 남자를 따라 잠적을 했다는 이야기.

세 사람은 모두

자기 일처럼 감정을 쏟아낸다.

"아유 그 여자 원래 끼가 있었어~"

"아이들을 놔두고 가?"

"천벌을 받을 거야~"

세 사람은 이미 맘껏 상황설정을 하고

깊숙한 곳에 있는 저마다기분을 실어서

넘치도록 감정 배설을 하고 있다.

"그 여자는 안 돌아올 거야~"

"아이들이 불쌍해~"

벌어지지 않는 일까지 결론을 짓고

감정이입을 하며 울분을 토해내는 사람들.



   불륜은 가족이 있는 사람과 또 다른 가족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랑이.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랑이다.

불륜은 공이 한참을 구르다가

멈춤이 있듯이, 시작점과 멈추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지금 한참 불꽃을 튀기듯이 절정에 이르렀으니

불륜을 한 두 사람은

이제 대서사의 시작일 것이다.

흔히 불륜을 들여다보면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하지만 대단히 유치하. 소설보다도 더 소설 같은 남의 불륜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가십거리다.



   사랑이 뭘까?

열정과 갈망이 사랑일까?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사랑일까?

책임 있는 행동이 사랑일까?

----

인생에서 빈틈이라는 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걸까?



   인생에서 시기마다 살짝 주도권을 가지는 감정이 있을 수 있다. 특별하게 감정이 실리지만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 특별한 감정들..

송두리째 빼앗길 만큼 과감하게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다.

인생의 전부를 내 버리고

그 감정을 짜릿하게 사용한 만큼 결과는 혹독하고

참혹할 것이다.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를 불륜 한 두 사람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 뭐냐'서로 묻는다.

교과서에도 없는 가변적인 감정의 스펙트럼은

자유로울 만큼 넓은 영역이다.

그 영역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나만의 기준이 되는 인륜적인 책임이 뒤 따른다.

윤리적인 책임과 기본적인 도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 앞에 당당할 수 있으니까.

수많은 사랑의 종류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



   간혹 휴가철이 되면

드넓게 펼쳐진 하얀 백사장과 파란 바다에서 보면서

한가로이 마주 앉아 엷은 미소를 띠며,

얼굴을 비비는 가족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익숙하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이라는 위대하고 성스러운 모습이다.

아주 부드럽고 아름다운 틀이 그곳에 있다.

깨지않아야 하 

그림 같은 것이 가족이 아닐까 싶다.

그걸 다독이고 오랜 시간 가꾸어 가것이

'사랑'이라고

대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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