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10년 만에 온 그녀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가족모두 스위스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 오랬만에
한국에 왔다. 그녀 남편의 사업관계로 스위스에 남편이 혼자 머물다가 가족 모두 한국을 떠난 지가
10년이 되었다.
그러니까 10년 만에 한국에 온 것이다.
한국을 떠날 때 그녀의 딸 둘이 사춘기 무렵이었고
큰딸이 심한 틱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지인들을 두고 돌아서는 아쉬움에
진한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했었다.
그녀의 딸들이 낯선 곳에서 적응을 잘할까 하고 그녀와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불안해했었다.
충분히 딸들과 의논하지 않고 일방적인 스위스 행의 결정에
그땐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이제야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가족모두가 타국에서 낯선 언어를 배워야 했으니까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스위스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 영어, 다섯 가지 말로 공식적으로 통용되어서 그곳 국민 모두가 2개 이상은 언어를 습득한다고 한다.
다행히 그녀의 두 딸이 적응을 잘해서 다행이라고 알 수 없는 눈물을 훔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한국에서 익숙한 것들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주르륵 흐르는 눈물에서 모든 걸 말해주는 듯했다.
너무 반가운 마음일까 애써 진정을 하려는 듯이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한껏 상기된 그녀의 눈동자를 보면서 그 자리에 있던
다섯 사람이 그녀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 와락 안긴 것처럼 편안해하는
모습에서 친구들이 많이 그리웠구나 싶다.
여러 가지 말속에 알 수 없는 편안한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녀의 말속에 행복이 묻어있다.
서로가 궁금한 것이 많아서 묻고 또 묻는다.
"스위스는 입시는 어때?"
스위스에서 온 여인과 비슷한 또래의 딸을 가진 여인이
묻는다.
"딸 둘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으면
어땠을 것 같아?"
한국 아이들은 학원을 다녀야 하고 일찍부터 공부에
매진해야 하지만
스위스에서는 체험위주로 공부를 하고 시험에 그리 힘쓰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 다른 교육환경이라서 어느 것이 좋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말로만 들어도 그녀의 딸들은 스위스에서 행복해 보였다.
스위스에서 온 가족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충분히 그녀를 통해서 따뜻하게 전해진다.
큰딸의 틱 장애도 많이 좋아지고 대학생이 된 두 딸이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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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같은 장소에 있다고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행복을 잘 누리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부모 형제자매 친구들을 뒤로하고 그 먼 곳 스위스에서
어찌 살까? 한국에 남은 사람들의 괜한 염려들이다.
막연하게 걱정했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
그녀의 가족은 모두 행복한 모습이다.
그녀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스위스에서 그녀만이 가진 강한 의지의 쓸모, 생각의 에너지가 발현됐을 것이다.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