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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Sep 25. 2024

순수하고 맑은 지난 시간들

순수와 설렘과 떨림



여고를 졸업하고

그녀를 처음 만나는 날이


"길에서 만나면 몰라볼 것 같아~"


둘은 똑같은 말을 한다

그런데 마음을 다잡고

자세보았더

예전의 그 모습그대로 있다

다시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고운 얼굴을

꾹꾹 눌러 담아둔


열일곱

설렘과 떨림과

순수함이 가득했던

그때를 아는 사람


그때 예쁜 동산이 학교 뒤에 있었다

단풍 든 나뭇가지에 다가가

열 송이 스무 송이를 뭉쳐서

한 송이 꽃다발을 만들면

저 달의 별이  것처럼

상상이 현실이 되고

마법 같은 꿈 많던 시간들


그리움을 스르륵 녹여낸  시간


봄에 엷은 봄꽃

꽃술이 아직 떨고 있는 것처럼

단숨에 떠나그때로의 여행

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길게 여운이 남는다


집에 돌아와 저녁별을 올려다본

그때의 별처럼 초롱초롱 반짝인다

뭔가홀린 것처럼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촉촉해지는 감정들


잊어버리고 살았던

또 다른 두근거림이다

가을의 붉은빛이

가슴에  들어온 것처럼


오늘은

찰랑이는 여울 물방울이

가을 햇살을 만나

잔잔한 호수에

펼쳐 놓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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