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딸이 직장을 가지면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새 차를 사고 새로운 경험인 듯이 신나 했다.
6개월 정도 운전을 시작했을 때쯤 그만 접촉사고가 났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딸의 차를 들이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100% 뒤차가 잘 못인 줄 알았는데 20%는 딸의 차에게도 잘못 있다고 결론이 났다.
딸은 좀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가족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서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위안을 주었다.
이번 일로 많이 당황하고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에서 딸은 많이도 놀라고 당황해했다
인생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때로는 어디로 어떻게 흐를지 알 수 없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가다 보면
순풍을 만나고 또 때로는 풍랑을 만나게 된다.
거대하고 불가능한 예측불허의 파도가 덮쳐오면 강하게 거스를 수 없고 대항할 수 없다.
원하지 않아도 그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삶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맞서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하던가. 기다리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임을 깨닫는다.
강하게 맞서기보다 흐르는 대로 맡길 뿐이다.
삶이 흔들릴 만큼 위기가 닥치고 허우적댈 때는 아리고, 아프지만 맞서는 것이 아무리 거대해 보여도
한 발짝 물러서서 심호흡을 하면 다른 대안이 떠오르고 숨통이 트인다.
멀리 시선을 두고 삶을 바라보면 알게 된다.
딸이 접촉사고가 있던 날, 새파랗게 놀란 전화기 너머의 딸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사실 내가 더 놀랐다.
그 순간 나는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하고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충분히 안심을 시켰지만
그 위기 순간에는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서로가 놀랐다.
사실 인생은 아무리
큰 폭풍이 밀려오더라도 지나간다는 것과
멀리서 보면 평온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신기함을 알게 된다.
삶이 요통치고 흔들리더라도 평온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연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일이 다가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잠시 멈추고 살펴가다 보면, 또 내 삶이 그 안에 들어온다.
흐르는 세월도 인생도
그러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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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으로 출발선에 놓인 딸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삶은 순간마다 다양한 이유로 위기에 빠진다.
알 수 없는 불안은 인생에 있어서 어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이유 없이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관조하는 것이 삶을 크게 알아가는 이유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매 순간 불안하지 않는 날은 없다.
세상은 또 생각보다 그리 불안하지 않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여유 있게 해결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지금껏 성실하게 잘 달려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삶을 살아가면 될 것이다.
생각을 돌아보고 남의 생각을 잘 살펴가며
균형 잡힌 생각이면 좋겠다.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조심스레 스며들고 부드럽고 재미있게 세상에 녹아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