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책들을 만난다 다양한 책 중에서 나만의 입맛에 맞는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신선함이 있다 책을 통해서 얻는 또 다른 기쁨은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고 작가의 내면을 깊숙이 만나게 되는 소중한 간접 경험이다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통해서 작가가 세상을 향해 얘기하고픈 이유를 알게 될 때 그 기분은 더운 날 시원하게 냉수를 한잔 들이켜는 기분일만큼 시원함이 있다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너무도 많은 다양함에 놀라게 된다 책에서 얻어지고 조금씩 나의 생각 안에 채워가는 기쁨은 알 수 없는 여유로움이 뿌듯한 감정과 만나 행복감을 준다 손에 책을 가지고 그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풍요로움이다 그건 어떤 재미보다 달달하다 내가 좋아하는 어느 한 분야에서 차근차근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들이 내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녹아들면 세상에서 가장 값이 싼 것이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책값은 더 지불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기도 하고, 흐뭇하고 행복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무엇보다 진한 인간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가 질펀하게 녹아 있는 걸 읽고 있으면, 녹녹지 않은 인생길에 주어진 가치를 따라서 묵묵히 헤쳐내어 쌓아 가는 것을 보면 숙연해지기도 하고 조용히 나를 되뇌듯 차분해짐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자서전적 이야기가 굴절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삶을 붙잡고 오히려 쓰러지지 않으려고 곧은 정직을 지켜내려는 의지는 묵직하면서 존중이 느껴진다 이 세상 기댈 곳 없이 가장 밑바탕에서 쌓아 올리고 최선의 노력으로도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내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삶이란 어느 위치에서 든 지 모두가 힘들기에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슬픔이 깊숙이 투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목숨을 부지하고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삶이 죽을 만큼 고되지만 우아해야 하는 것처럼, 차분하면서 절제와 자존심을 잃지 않는, 역으로 읽는 이의 심장을 쫄깃하게 슬픔으로 몰아넣는 대단한 힘은, 온몸을 저릿하게 하는 삶의 흔적이 있기에 숙연하면서 위대함을 느끼는 것이다 인생의 굴곡이 바닥까지 내려앉아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잔잔하게 펼쳐 놓은 이야기가 감정을 더 격렬하게 뒤흔들어 놓고, 인간의 저 밑바닥에서 올려진 처연하게 삶을 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험한 길을 잘 지나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은, 마치 우리의 인생이 모두가 삶의 색깔은 다르지만 각자의 고유의 색깔이 있다고 조용히 읊조리는 것 같은
'삶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아름다움과 슬픔이 만나는 지점은 애틋하면서, 그리움이 섞이고 먹먹함이 얽히면 같은 복잡한 질감의 감정들이 한데 요동칠 때 삶의 굴곡은 이미 절정에서 고통을 잡고도 흔들리지 않으려는 몸부림과 삶의 위대함, 한쪽으로 기울어 질듯이 넘실거리는 삶의 흔적들은 서늘하기도 하고, 어찌 글로 그 좁은 협곡을 지나는 '위기를 어찌 짧은 언어의 표현으로 다 하겠는가'라고 이해가 되는 것이고, 슬픔이 끝내 아름다움으로 남아 치유될 수 있음을, 인생은 슬픔과 상실로 가득하지만 끝내 아름다울 수 있다고 결말이 나면, 읽는 이는 잘 견뎌냈다고 '인생은 고고하게 슬프고 아름다웠다'라고 함께 위로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가 그 마지막 자존감 마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애써 옷깃을 고쳐 세우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살아가는 길은 다르지만 '인생은 때론 고달프고 슬프지만 아름다워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삶은 슬프고도 아름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