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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작가가 되는 세상

글을 쓰게 하는 내적 충동

by 현월안



지금은 누구나 작가가 되는 세상이다. 책의 내용이 좋은지 나쁜지 구분이 안될 만큼 비슷하고 고만고만한 책들이 서점가에 즐비하다. 책의 선호는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책을 읽는 사람보다 책을 쓰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누구나가 원하면 책 한 권은 쉽게 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은 확실하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참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여러 규칙이 있을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독서와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내적인 토대가 있어야 하고,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내적충동이 마르지 않아야 한다.

가지고 있는 감각과 쓰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마르지 않아야 반복되는 슬럼프의 고비를 이겨낼 수 있다.

글쓰기에는 내적 고뇌가 있어야 하고 말 그대로 내 안에서 꿈틀대는 소재가 마르지 않아야 한다. 내 안에 존재하는 재료들이 많아야 한다. 내 안에서 풀어내는 철학과 세계관이 있어야 독자눈을 사로잡고 끌어들이는 것이다. 독서와 함께 갈고닦은 나의 내면에 쌓여있는 재료는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다 보면 심심찮게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그날의 기분이나 소소한 일상을 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일 것이다. 글 쓰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으면 한자리에 앉아서 쓸까 싶다.

그만큼 흥미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글 쓰는 작가가 필요한 것은 글 쓰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글쓰기는 혼자 기획하고 완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과묵하게 지속적인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끔

"왜 글을 쓰시나요?"

묻는 이가 있다.

그럴 때마다 멈칫 잠시 생각에 잠긴다.

세상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 안에서 꿈틀대는 생각과, 조용히 숨 쉬고 있는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을 이다.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고는 작은 자극을 글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음악을 듣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책을 읽고는 툭 건드리면 그것이 생각으로 부풀어 올라 글을 쓰게 만든다. 생각이 차곡차곡 쌓이면 하나씩 꺼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글을 써서 인정받기보다는 되려 내 안에 소중한 걸 채우는 듯한 그 느낌이 좋다. 글을 쓰면서 내게 글 쓰는 재능이 있을까? 없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숨을 쉬듯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때문에 만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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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글 쓰는 일 말고 좋은 직업이 정말 많다.

사실이지만 글 쓰는 작가처럼 효율이 떨어지고 요령이 안 통하는 직업이 없다. 그런 걸 알면서

"글쓰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뭘까?"

작가 언저리에 있으면서

"쪼금 폼나서?"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것들은 지루하고 알 수 없는 것들 뿐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 "잘 썼네 못 썼네"를 시작으로 오해받거나 욕먹을 수 있다. 대부분 기약 없는 시간뿐이다. 정신과 육체 건강에 별로 좋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글을 쓰는 마음이

"이럴까? 저럴까?"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할 때쯤 글쓰기에서 도망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책을 쓰지 않아도, 글을 쓰지 않아도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글을 써야겠다.

시간 닿는 대로 시나브로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아도 글쓰기는 놓지 않아야겠다.

글을 쓰고 고민하는 시간만큼은 나로 살아있기에

그리 해야겠다.

여기까지 어떻게든 기분 좋게 달려왔으니, 이번 생의 글쓰기는 가늘고 길게 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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