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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알려주는 것들

파도 속에 부서지는 시간들

by 현월안



널따란 바다를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하다

탁 트인 그 맛 때문에

바다를 찾는다


광활한 쪽빛 남쪽 바다

어느 낯선 기억의 회색 바다

새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붉은 바다

차디찬 새하얀 겨울 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바다....

바다는 참 여러 모습이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내 기억 속의 바다를

하나둘씩 떠올려본다

순식간에 밀려오고 밀려간다

그것은 파도였고

순간 흘러간 시간이었다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반복되는 시간의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인데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삶은 무엇이 무용하고 어리석은가?

모두가 특별하다

그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순리이다

세상에 주어진 그대로

생각을 맡길 뿐이다

수많은 세상 속에 내가 산다

세상이라는 곳에

내가 그려놓은 작은 것들

대자연 앞에 삶을 비추어 본다


슬쩍 미소를 짓자

물속의 그림자도 따라 일렁인다

푸른 바다와

유유히 흐르며 또 사라지는 것들

바다는 우리네 삶만큼이나 여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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