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냄새
성당에 갔다
내 옆 자리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앉았다
그분에게서 지독한 노인 냄새가 났다
그 무너진 시간의 냄새는
기도의 공기를 가르고,
성가를 묵음으로 만들었다
홀로 지나온 시간의 흔적,
세월이 묻은 낡은 옷의 체취,
혼자 있는 방에서 오래도록 익은 공기.
말라가는 몸에서 피어나는 냄새,
시간이 썩지 않기 위해 내뿜는 냄새.
혼자 끼니를 때운 부엌의 공기,
사랑받고 싶은 마음의 언어.
잦은 병원 방문이 남긴 약냄새,
아무도 손대지 않은 긴 겨울 같은 외로움.
몸에서 풍겨 나오는 오래된 슬픔의 향기,
냄새 속엔 긴 시간이 묻어 있었다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따뜻한 냄새였다
나는 순간 움찔했다
숨을 조금 들이마시고,
내 표정을 아무도 읽지 않기를,
코끝을 찡그리지 않기를,
내 마음이
예민한 선을 넘지 않기를,
왜 나이 들면 냄새가 나야 할까
나이 든다는 것은
자신이 불편한 존재가 되어감을 아는 일,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매일,
혼자 견뎌온 시간의 진실이고
노화란 외로움의
소리 없는 비명이다
몸이 무너지는 과정이 아니라,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고독의 향을 내뿜는 시간이다
그 향기를 견디는 것은
예절도 아니고, 인내도 아니고,
내가 늙지 않았기 때문도 아닌,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분이 남기고 간 것은
냄새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내게도 다가올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