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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일러주는 소리

매미가 운다

by 현월안



아파트 숲 속 여름은 매미의 계절이다.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루어진 인공의 숲, 사이로 힘차게 울어댄다.

매미는 여름의 소란함이 아니라 짧고도 간절한 생의 외침이다. 시끄럽다고 말하지만, 자연의 언어이고 살아 있음의 알림이다.



매미는 생의 시간을 일주일 남짓밖에 누리지 못한다. 수년간의 땅속 어둠을 뚫고 올라와 모든 생을 걸고 외친다. 단지 짝을 찾기 위한 소리가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 있음을 외치는 울부짖음이다. 생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생명의 몸짓이다. 매미의 소리는 자연의 신비이고. 유한한 생의 비명을 통해 알리는 생의 노래다.



사람은 매미의 소리에 귀를 닫는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고, 시끄러운 소리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연의 소리를 차단한 채 살아간다. 아파트라는 숲은 자연을 외면한다. 흙을 덮고, 나무를 베고, 생명들의 터전을 잘라낸 위에 세워진 구조물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받는다고 느끼며 또, 외로움을 숨긴다.

여름의 매미 소리는 아파트 벽을 꿰뚫고 들어온다. 자연이 말을 거는 것처럼 되묻는다. 인간의 삶에 대한 물음일지도 모른다.



매미는 자연의 선비다. 침묵과 기다림 속에 삶을 준비하고, 짧은 시간 안에 생의 전부를 쏟아내고 사람보다도 더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사람은 시간의 풍요 속에서 삶을 낭비하지만, 매미는 시간의 가난 속에서 삶을 아끼며 외친다. 매미는 간절하게 사는 것에 집중을 다 한다.



매미의 울음은 사람이 잊고 사는 자연의 진실을 알려준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며, 삶 또한 크고 작은 생명들과 함께 얽히고설켜 있다는 진실 말해 주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을 지배할 수 없다. 사람이 만든 구조물은 거대한 숨김이고 자연으로부터 따로 분리시킨 인공섬일 뿐이다.

아파트 벽마저 뚫고 들어오는 매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단지 벌레 한 마리의 소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의 떨림이다. 언젠가 겪게 될 죽음 앞에서, 간절하게 살고 싶은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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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울음은 자연과 어우러짐의 상징이다. 한때 시끄럽다고 느껴도 곧 사라질 소리이고, 계절과 함께 물러날 생의 순간이고 그 소리와 더불어 살아간다. 매미는 조용한 죽음 직전에 살아 있음을 알리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 매미는 사람에게 그 답을 알려주는 듯하다.

"더 치열하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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