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설득

싸우지 않고 상대를 설득시키는 고급스러운 행동

by 현월안



벌건 대낮에 여인 둘이서 싸움이 붙었어요 순식간에 세상이 두 동강이라도 난 것처럼, 우렁찬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하늘 높이 찌르는 가느다란 두 소리가 합쳐져서, 기괴한 소리로 주변이 그만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싸움 구경이라 했던가요 금세 구경꾼이 모여들었어요 싸움이 붙은 두 여인 중에서 한여인은 여자치고는, 장사처럼 기백이 대단했습니다 육덕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괄괄하게 쏘아대는 목소리로 상대를 한방에 사로잡더라고요 기선제압을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상대편의 여인은 몸집이 가느다랗고 가녀린 작은 몸이 밀리는 것 같았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바짝 마른 깡이 전혀 밀리지 않았어요 날카로운 쇳소리 대단했습니다 서로 닭싸움하듯 서로에게 밀치며 욕이라고 생긴 욕은 다 쏟아내고 욕이 입에 착착 붙더라고요 쌍욕의 종류가 그렇게도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보기 드물게 몸으로 뒤엉켜서 머리채를 잡고 쌈박질하는 것을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되었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안경점 모퉁이에서 길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가게주인은 못 마땅한 이유였습니다

가녀린 여인은 "내가 먹이를 안 주면 얘들은 굶어 죽어요!"라고 외마디 외침은, "내가 고양이 먹이를 줘서 살려야 해!"라고 간절히 외치는 것 같았고, 순간은 '생명의 존엄'이 가슴에 찡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마도 그 여인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사명감처럼 긴 시간 이행했던가 봅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여인의 핏기 없고 야윈 몸에서 비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였어요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인 얼굴빛에서 '고양이 먹이 주는 것'은 여인의 깊은 곳에 있는 심리와 맞닿아 있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모르긴 해도 그 어떤 말할 수 없는 여인이 지닌 깊은 상처로 인해서, 어쩜 세상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손짓일 수 있는데, 사람들은 여인의 언어를 쉬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내 마음이 좀 아파요"라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간절한 도움의 손짓'이 길고양이에게 사랑을 주고 돌보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손짓은 아니었는지 무겁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마도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 자신을 돌보는 것처럼 묵직하게 투영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순식간에 모여든 사람들은 둘 다 반반씩 옹호하는 주위의 반응이더군요 떠돌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천사 같은 마음"이라고 칭찬하는 사람과, 아니야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면 "주변이 지저분하고 더러워져"라고 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의견이 서로 갈리더군요

단순히 좋은 일을 한 것인데도 질타가 있을 수 있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대단한 용기이고 책임이 따르는 것이겠지요

누구나가 내가 사는 사회에서 어디까지가 내가 쏟아야 할 사랑이고, 관심이고, 정의인지를 쉽게 답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선의라도 이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분명히 인간들 주변에 존재하는 동물들에게 함께 더불어 살자는 좋은 의미에서 보살피는 선의임에도, 어느 한편에서는 다른 시각일 수 있는 것은, 사회가 미세하게 세분화된 다양한 시각 때문인 것이지요 그리고 사회가 점점 발전하면서 마치 모두가 혼자인 것처럼 나와 연관되지 않으면 지냥 지나치는 "메마른 무관심"이 점점 더해가면서 "도대체 왜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두는 거야? 관심 크세요"라고 누군가는 소리치는 것처럼 말이죠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누군가 거슬리면 좋은 일이 아닐 수 있고, 무슨 일이든 이행하기 전에 한 발짝 물러서서,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합리적인지를 유연하게 하고 다가가야지, 그렇지 않다면 어디에서든 선의라고 하더라도 다분히 어려운 해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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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여인은 대낮보다는 인적이 드문 저녁시간에 먹이를 주었다면, 상황이 좀 부드러웠을 테고 그 큰 상처만 남긴 싸움은 없었겠지요 사람에게도 고양이에게도 말입니다 안경점 주인은 아름답고 좋은 말이 얼마든지 많은데, 마음을 조용히 진정시키고 나지막하고 부드럽게 한마디 했다면 좋았을 텐데 안경점 주인은 그렇게 먼저 불꽃을 튀겨야 했을까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큰 소리로 화내지 않고, 내 얘기가 충분히 전달되도록, 상대방을 이해를 시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화내지 않고 상대방을 설득할 용기"로 부드럽게 그리고 차분하게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들이 모두 소중한 나 자신을 고급스럽게 하는 것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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