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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에 진심이신 시부모님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 아닐까

by 현월안



오랜시간,

시부모님이 계신 지방에서

일가친척, 40명쯤 모여서

제사를 지냈다

코로나를 기간에 내가 살고 있는

서울로 제사를 가져왔다


시 조부모 두 분만 모시는 제사다

명절 두 번, 기제사는 두 분을 합쳐서,

일 년에 세 번 제사를 지낸다


시부모님은 제사에 진심이고

쭉 자손 대대로 이어나가길

원하시는 분들이다


나는 맏며느리로서,

아버님과 약속을 했다

정성껏.

제사 의무를 지킬 것이라고,


그런데,
나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다
우리 아들이

가문의 풍습을 지켜야 할까

아니면,
감사와 기억의 다른 방식으로
선조를 품어야 할까


과연 제사의 본질은
형식인가, 마음인가
그저 따라 하는 것인가,
의미를 되새기는 것인가


시간은 흐르고 형식이 바뀌고
세상은 점점 첨단을 달린다


그래서 물음이 더 또렷해진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가


전통은
돌처럼 단단한 것이 아니라
물처럼 흐르는 것,
바뀌되 사라지지 않는 것.
그 중심에는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 있다


기억을 이어갈 것인가,
새롭게 기억할 것인가

나의 의무 시간이 저물면

나는 아들에게 물어야 한다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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