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아이가 자지러지게 운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테이블에서
아이가 자지러지게 운다
단순한 울음이 아닌
놀람이 들어있는 울음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날카로운 빗살처럼
젊은 엄마 어깨 위로 쏟아졌다
누군가는 불편해서,
누군가는 연민으로,
젊은 엄마는 젓가락을 놓고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빠도 말없이 따라나섰다
그들의 밥그릇은
아직 젓가락 한 번 닿지 못한 채
천천히 식어갔다
우리 부부가 다 먹고,
계산을 마치고,
문을 나서도,
젊은 부부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밖에서
작은 등을 품에 안고
세상은 안전하다고,
괜찮다고,
다시 숨 쉬어도 된다고
끝없이 속삭였을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하루에도 몇 번씩
세상의 중심이 무너지는 일이다
사랑이라는 무게를 등에 지고
고행과 기쁨을 동시에 품는 일이다
아이를 품는 일은
살아 있는 별 하나를 가슴에 두고,
그 별이 빛나기 위해
나의 어둠까지 내어주는 일이다
젊은 부부가 사라진 그 자리에
잠시지만
아이의 울음이 남긴 떨림은 오래갔다
부모가 아이를 품는다는 것은
작은 육신 통해 거대한 우주를
세상에 다시 풀어놓는
가장 오래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