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그녀의 말은
봄비처럼 조용히 스며들어
메마른 마음을 적신다
글 쓰는 작가 중에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배려와 겸손이
귀하게 느낄 때가 많다
말은 숨결에 실린 생각이다
형체는 없지만,
사유와 온도가 들어있다
한 사람이 건네는 말에는
걸어온 길과
길 위에서 품었던 생각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람의 역사를 품고
또 남는다
그녀의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꾸며낸 말이 아니라
마음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린
진실한 물결이다
한 사람이 내뱉는 말속에는
사유의 깊이, 감정의 결,
윤리가 녹아 있다
단지 뜻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닌,
사람의 내면이 외부 세상과 맺는
약속이다
말은 관계를 짓는다
종종 잊는다
말이 흘러가면 사라진다고.
말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전부를 품고
기억 속에 오래 머문다
사람은 말로 드러난다
그 사람의
하루,
계절,
기억,
상처,
사랑의 깊이,
모두 말속에 담겨 흐른다
그녀는 안다
말 한 조각에도 영혼이 실린다는 것을.
그녀의 입술은
꽃잎처럼 조심스럽게 피어나
세상에 고운 향기를 놓아준다
말속에 그 사람의 전부가 있다
말로 그 사람을 기억하고,
말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