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
한낮의 뜨거운 공기 속
매미는 목청을 터뜨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오래된 책 속에서 배운 이름,
슬픔의 울음소리라고
오래도록
그 소리를 울음이라 불렀다
짧은 생을 다 태우는 절박함이
사람 눈에는 눈물로 보였을 것,
죽음을 향해 가는 생의 속도를
슬픔으로 이해하는 습관 때문이다
시간의 유한성을 만나면
흔히 눈물의 언어를 먼저 꺼내 든다
늘 자연을
감정 속에 번역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건 기쁨의 웃음일지도 모른다
여름이라는 생을 온전히 누리는 기쁨,
하늘과 나뭇잎 사이를 흐르는 빛의 잔치에
몸을 맡긴 웃음소리,
만약 매미가
생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면?
햇빛과 바람 속에서
그 순간이 영원하다고 웃고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매미에게 삶은
땅속의 긴 암흑과
세상에서 일주일남짓,
짧은 삶으로 단 한 번의 순환이다
순간을 전력으로 살아내는 일은
그 자체로 완결이다
매미의 소리는 경계를 초월한다
울음이라 부르면
그건 슬픔을 비춘 거울이고,
웃음이라 부르면
그건 기쁨을 반사한 빛이다
매미는,
그저 있는 힘껏 살고 있는 것이다
울음이라 부르든, 웃음이라 부르든
여름이라는 짧은 시간을
끝까지, 뜨겁게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