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변에 개그우먼보다 더 웃기는 여인이 있다 자기만의 독특한 개그 소재를 가지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는다 그 공간을 가볍게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는다 재미있고 맛깔나게 얘기하는 그의 개그 본능은 사람이 많을수록 더 빛이 난다 찰지게 쫀득하고 통통 튀는 언어의 색깔은 총천연색일 만큼 다양하게 구사한다 말의 속도가 빨라서 연이어 빵빵 터진다 그 이야기 공간을 개그콘서트의 절정의 순간으로 만들어 놓는다 듣고 있으면 사람들이 자지러지고 눈물을 쏙 빼고 웃을 만큼 대단한 능력이다
개그우먼이 되어도 충분할 만큼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걸 우리만 봐야 한다는 것이 아쉬움이고, 안타까울 뿐이다 몸에 지닌 능력이 노력과 만나면 대박일 텐데, 그러면 그녀의 인생이 확! 달라지지 않았을까? 요즘 핫한 연예인? 충분히 유명하지 않았을까? 키가 크고 큰 눈이 매력이고 조건이 아주 좋아서 연예인 하기에, 넘칠 만큼 딱!이라는 생각은 모두가 하는 말이고, 개그인의 손실이라고, 늘 웃으게 소리를 한다
달변이면서 말속에 강약 있고, 우리의 시선을 여유 있게 보면서 쥐었다 놨다 혼이 쏙 빠지게, 미친 듯이 정신을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주변을 쓱 살피며 담담한 여유까지, 천상 연예인의 피가 고급지게 흐르고 있다 그녀와의 만남은 아주 오래전부터 고등논술을 지도하면서 만났다 참 밝은 성격과 해맑은 미소가 예쁘던 첫 기억을 잊지 못한다 전공인 역사, 심리, 철학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깊은 토론을 할 땐 완전 다른 사람이 된다 가슴에 늘 '인생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사람, 고뇌하며 뭔가를 찾으려는 사람, 인생의 심오한 깊이를 알고 싶어 하고 토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으니까 신기할 뿐이다
가르치는 학생들은 그 웃음을 모른다 수업시간에는 전혀 꺼내지 않는 나름 원칙이 있다 낯선 사람에게는 낯가림의 여린 수줍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상 할 만큼 낯가림을 가진 사람, 같은 동료에게만 편한 시간 때에 마구 사정없이 개그를 발사한다 점심을 먹는 자리와 커피 마시러 카페에 들어가면 그녀의 자유로운 개그공연이 시작된다 모두가 너무 재미있어서 피로가 다 풀릴 만큼 맘 놓고 웃어젖힌다 오랜 시간 인문학에 베이스를 두고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어서, 재미있는 말과 웃음 포인트에는, 지적 부심인 철학과 인문학을 꼭 집어넣어서 웃음과 연결시킨다 사실 심오한 속뜻은 한 차원 높여서 웃음을 준다는 계산이 늘 들어있다 개그 속에 한 포인트는 철학과 심리를 깔고 여지를 주는 센스까지, 나름으로 많은 연구를 하고 웃음을 쏟아낸다 그래서 우린 그녀의 깊은 생각에서 '다음에 뭐가 나올까?'를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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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그녀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며, 어느 자리에서든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웃음을 주었던 자기 자신이 가끔 싫어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늘 밝고 즐겁게 앞에 나섰기에, 전혀 생각지 못한 그녀의 속내여서 내심 놀라웠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매번 중심에 서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또 다른 이야깃거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말을 많이 하면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왠지 가볍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을 걱정하는 눈치였다 누구나가 앞에 나서서 얘기하는 사람이 습관처럼 의견을 강하게 하는 요인들, 이젠 차분하게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바램 등등... 여러 가지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가 그 자리에서는 모두가 충분히 눈물 쏙 뺄 만큼 달게 웃고 좋아라 했지만, 그 자리를 파하면 모두가 각자의 해석이 또 다른 것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린 그 웃음을 절대 가벼이 듣지 않았기에 그녀가 미루어 짐작을 하고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암튼 그녀는 지금 한참 혼란스럽다 여자들이 있는 곳에는 작은 것에 상처받고,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고민하고 속상해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섬세하고 때론 예민하기에, 작은 것에 갈등의 씨앗이 있으면 잔잔하게 가슴앓이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시기 질투는 나이가 들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웅다웅 시샘은 여자들 세상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서로의 눈에 작은 불씨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게 여자이니까 여자의 시샘이 아닐까 한다
한참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공감을 하고 마음을 함께했다 공이 구르면 멈춰지는 순간까지 흘러가듯이 그녀는 지금 한참 속상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지금은 세차게 몰아치는 소낙비지만, 아마도 며칠이 지나면 맑은 날이 올 것이다 다행히 다스릴 수 있고 여유 있는 마음의 공간이 있으며, 충분히 많이 가진 행복한 여인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지나온 인생을 보면 중심을 잘 잡고, 두발을 땅에 잘 디디고 평온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지금의 고민은 잘 지나갈 것이다
단지 타고난 개그본능이 그녀도 모르게 꿈틀거릴 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몸에 지닌 재능이니 어찌하겠는가 그녀의 마음이 편안해지면 아마도 또 개그본능이 나올 것이다 지금의 고민은 그 누구의 원인일 수 없는 갱년기 증상쯤으로 해석하고 싶다 마음에 잠시 머문 속상함 정도일 것이다 누구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쉽게,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도 대중을 휘어잡는 흡입력을 가졌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껏 핫한 곳에서 실력 있는 명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충분히 공감하고 웃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웃음을 주는 사람이 한 사람쯤은 무리에 있어야, 그곳에서 또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충분히 그 크루에서 넘치는 실력자이고, 앞으로도 쭉~더 예쁘게 재미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