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이 쫙 펴진다는 마법 크림
거울 앞에 선다
눈썹 사이 깊게 새겨진 골 하나,
어제는 없었던 주름이
오늘은 보인다
서랍 속에서 주름이 쫙 펴진다는
마법 크림을 꺼낸다
피부가 다시 탱탱해질 거라고,
시간이 잠시 멈춰줄 거라고.
피부 속 깊은 곳에서부터 쌓여온 세월은
바른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미간의 주름은,
햇살 아래 눈을 가늘게 뜨던 순간,
고민과 분노에 인상을 찌푸리던 순간,
집요한 집중 속에서 눈썹을 모으던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든 흔적이다
흔적은 나의 삶이고,
나의 표정이고 나의 하루다
세월은 적이 아니다
나를 닳게 하면서도
단단하게 만들고,
무너뜨리는 듯하면서도
내 안에 깊이를 새겨 넣는다
주름은 나이 듦이 아닌 살아냄의 자국이다
견뎌낸 고통과 웃음이
한 줄 한 줄 새겨져 있는 것이다
나는 안다
아무리 비싼 크림이라 해도
세월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손끝에 묻은 크림은
주름을 지우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조용한 관심이다
세월을 이길 수 없다
세월에 굴하지 않는 표정을 지을 수는 있다
찡그림 대신 웃음을, 긴장 대신 여유를,
주름 대신 빛나는 눈빛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얼굴 위에 남겨지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다
세월은 흘러도,
마음만은 젊게 머무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