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느 라이더의 죽음

길 위에 달리는 인생

by 현월안




동네 마을버스가 다니는 길에서 사고를 우연히 목격했다. 마을버스가 빠르게 진입하던 찰나에 그 버스 밑으로 오토바이와 함께 라이더가 빨려 들어갔다. 순간에 일어난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젊은 가장인 듯한 인생은 그 자리에서 삶이 멈추었다.



사람은 언제나 길 위의 존재다. 길은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삶이 흘러가는 은유다. 누군가는 그 길을 걸어가고, 누군가는 달려가며, 또 누군가는 그 길 위에서 생을 다한다.

배달 라이더의 삶은 은유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단지 음식을 나르는 사람이 아닌, 가족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불완전한 제도를 대신 짊어지고, 자기 몸을 속도로 바꾸었던 것이다. 삶은 더 이상 그의 삶의 실현이 아닌, 삶의 위험이 되었다.



플랫폼은 라이더를 숫자로 공지한다. 수락, 건수, 등급.. 그 속에서 더 이상 주체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지시에 반응하는 부속품이 된다. 길 위의 라이더는 오로지 수단으로만 취급되었을 것이다.

사고는 개인의 과실이지만 구조적인 얽힘의 결과이다. 과속은 '더 빨리'를 강요하고, 신호위반은 안전의 결핍이 만든 살아남기 위한 생존이었을 것이다. 위험을 초래한 것은 라이더 개인이지만, 위험을 만든 것은 사회 전체인지도 모른다.



윤리는 묻는다.
삶은 무엇인가 노동은 무엇인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가

한 가장이 길 위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은, 한 개인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어떤 사회적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사람의 생명이 제도속에 소모될 때, 윤리적 기반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길 위에서 달리는 라이더의 삶은 모두의 삶을 비추는 윤리적 거울이다. 그의 달리는 속도 속에서 사람의 존엄이 어떻게 기계적 수치로 전락하는지, 그가 낸 속도가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를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모두의 미래를 비추는 어두운 그림자다.


'''''''''''''''''''''''''''>>>>>>>>>


길 위에서 달리는 인생은 단지 한 개인의 삶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를 되묻는 사건이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단순한 감정적 동정이 아니라, 시람의 존엄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사회적인 문제일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