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세상은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낮 햇살을 삼켜 밤에도 식지 않는다
잠은 더위에 녹아 흘러가고,
숨결조차 무거운 가슴 위에 내려앉는다
예전에는 전기요금 고지가 아닌
역대급 전기요금이다
언제나 선택 앞에 서 있다
돈과 생존, 편안함과 절약,
삶은 가장 근본적인 답을 요구한다
숨 쉬는 것, 잠드는 것, 깨어 있는 것.
단순한 행위마저 더위 앞에 무너질 때,
차가운 바람을 앞에서 구걸한다
한낮의 태양은 폭군 같고
밤의 열기는 악몽 같다
선풍기의 바람은
마른 입김 같아 위로가 되지 않고,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은
인류가 발명한 마지막 피난처다
전기요금 폭탄이 무섭다고
말하지만
폭염은 더 깊은 차원에서 위협한다
기후가,
사람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기가 시림을 이롭게 하지만
그 뒤에는 더 뜨거운 지구가 숨 쉬고 있다
폭염은 윤리보다 생존이 먼저다
논리보다 땀이, 환경보다 한숨이 먼저다
폭군 같은 여름의 속에서
사람은 에어컨에 매달린다
역대급 폭염에
전기요금은 배가 되지만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칠 때,
비로소 눈을 감고 잠에 빠진다
에어컨 없이는 못 사는 시대,
선택이자 굴레이고,
또한 배로 살아내야 하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