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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감정

사랑의 감정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이 또 있을까

by 현월안




사랑은

이름조차 불안정한 그림자,
잡으려 하면 흩어지고
외면하려 하면

더 깊이 스며든다


때론,

세상의 문을 열어젖히고
황홀 속에 빠뜨리고

또,
한순간에 천 길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사랑은 얼굴이 천 개,
하루에도 수십 번 한다
웃음

눈물

희망

절망
모두 사랑의 한 조각,


구원이면서

또 함정이 숨어있는
사랑은 늘 애매한 경계,
빛과 어둠 사이를 헤매는 듯한,


어떤 정의로도 대신할 수 없는,
오색 빛깔 무지개,
끝내 붙들 수밖에 없는 것,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데
오십 년이 걸렸다던,
어떤 시인의 고백처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다 여기고,
좋지 않은 것을 좋다 믿어주고
싫음조차 오래 참고 견디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라지만,

그 길도 끝까지 걸을 수 없는 길,


그럼에도
불가능을 향해 한 발 내딛는다
사랑이야말로
처음과 끝을 연결하는 다리이기에,


아무리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결국은 사랑,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상대가 있어야만 완성되는 연약한 꽃.


감정에 취해
그것이 사랑인 줄 알고,
그러나
사랑은 내가 아니라 상대임을,
상대를 향한 갈망이었음을,


'사람의 감정 중에
사랑의 감정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이 또 있을까'


사랑은

여전히 미숙하고 불완전하지만,
불완전 속에서

비로소

인간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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