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간절함에 대하여

성취라 부르는 그 순간에 닿았을 때

by 현월안




꿈을 품고

삶을 예쁘게 가꾸고
삶을 무난하게 꾸려가려 애쓴
그 길에서 숨이 차도록 달리고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다


성취라 부르는 그 순간에 닿았을 때

잠시 세상을 얻은 듯 도취된다
그것이 행복일 것처럼 착각을 한다

그럼에도
기쁨의 끝자락에는
또 보이지 않는 허전함이 있다


행복은

다가와도 늘 반쯤 비워둔 잔 같아서
끝내 가득 채워지지 않는다


한 영화를 떠올린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4일간 짧은 만남이지만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른다

두 사람은 끝내 이별한다
여인은 백발이 된 뒤에도
남자의 편지를 꺼내 읽으며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그 둘이 이루어졌더라면
사랑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이루지 못했기에
사랑은 절하다


때로는

미완성의 순간이 완성보다 더 강하다

매끈한 삶보다
흠이 있는 여백이 마음을 붙잡는다


간절함 속에는 빈 공간이 있다
그것을 메우려 안간힘을 쓰고,
끝내 다 채우지 못한 것에
삶은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내게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그래야
가슴속에서 울리는 고운 결을
멈추지 않을 것 같으니까


여전히 꿈꾼다
미완의 간절함 속에서

그걸 잡고

내 길을 수 있을 테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