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은, 평범한 일상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by 현월안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일상이다

어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
지루함이 아니라 그게 삶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어제와 같은 시간에 밥을 먹는다


발가락의 미세한 통증조차
살아 있음의 작은 신호다

칫솔이 무뎌져 잇몸을 아프게 해도,
불편보다는

새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여유,
박스채 구입을 해둔 여분이
얼마나 큰 안도감인지,


세상의 소란은 뉴스 속에 가득하지만
택배기사의 땀방울처럼,
누군가는 자기 일에 온 힘을 다한다
몰입을 바라보는 마음,
그 울림이
삶의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남편이 건네는 커피 한잔에
엷은 미소가 지어진다
식구가 전하는 따뜻한 손길,
순간이지만 잔잔한 기쁨이다
삶이 주는
가장 순수한 모양 아니겠는가


내과에서 의사가 건넨
'약 드시면 괜찮아질 겁니다'라는 말
그 짧은 말에 담긴
사회의 보살핌,
보이지 않는 손길에 감사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때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헌신 위에

세워져 있는지를 알게 된다


짜증 나는 일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결국은 지나가는 구름일 뿐.
또 다른 햇살이,
언짢음을 보상하리라 믿으며
한발 물러나 나를 다독인다


막바지

더위에 흘린 땀방울조차
몸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면
그리 덥지 않다

어느새 가을이 곁에 다가오듯

삶도 그렇게 흘러간다


일상이

오늘도 어제 같은 일상
그 자체로 가장 깊고 단단한 뿌리다


다시 돌아올
일상이 있기에 공허가 찾아오지 않는다
소중히 지켜야 할 특별함이 아닌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아무 일 없는 하루,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일상이다
그 평범함 속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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