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이라는 시한부
미소가 유난히도 예쁜 사람
그녀가 췌장암으로 고생이다
병문안을 했다
까매진 얼굴에
근심이 내려앉은 그녀의 눈빛 속에서
묵직한 삶의 무게를 정면으로 본다
췌장암 4기,
의사의 말보다 더 한 건
그녀의 고요한 체념이다
내 손을 잡고 속삭인다
'많이 사랑하세요'
벼랑 끝에서 건네는 말은
그 어떤 사람의 말보다
몇 천 배는 더 진실하게 들린다
행복은 늘 뒤편에 숨어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이유 속에
예쁜 빛을 가려 버린다
살다 보면
삶 뒤에 감춘 암덩어리를 만난다
돈 때문에,
사람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어느 날 다가오는 폭풍 같은 소식
삶이 멈추는 소식이다
누군가는
권태롭다고 투덜대던 그 일상이
어떤 이에게는
마지막으로 간절히 붙잡고 싶은
날이 된다
암덩이는 고통 없이 찾아오고
혹독하게 고통으로 흔든다
뒤늦게 알게 된다
행복은 사라진 후에야
사랑스러운 가족,
평범한 햇살,
소박한 밥상,
웃음이...
지금 그녀가 말한다
가장 아끼는 보물처럼
가까운이 들을 사랑하라고,
죽음이 다가와서야
사랑을 말하지 말고,
병실의 창문 너머에서야
행복을 그리워하지 말라고,
'지금부터 많이 사랑하세요'
그녀의 까매진 얼굴 위로
한 줄기 햇살이 스며든다
그 빛은 마지막이 아니라
'기적'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