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극 예민한 사람을 만난다
살다 보면 초 예민한 사람을 만난다
극도로 까칠함을 장착한 사람
예민한 것은 무엇일까
바람의 떨림에도 눈을 감지 못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에조차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
그녀의 날 선 반응은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 같다
예민하다는 건 어쩌면
남들이 지나치는 소리를 끝까지 듣는,
보이지 않는 색을 끝끝내 보려는
섬세함일지도
진실과 허위와, 따뜻함과 냉기를
구별하려는 발버둥,
살면서 생긴 버릇일지 모른다
때로는 상처가 되어
작은 말 한마디가 가슴 깊이 박혀
밤새도록 빠지지 않는 가시가 되어
차갑게 뱉은 한숨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그녀를 쓰러뜨리기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예민한 건 상처라고 말한다
어쩌면
어둠 속에서 가장 먼저 빛을 알아보는 눈,
희미한 귓속말을 기억하는 귀,
하나의 표정 속에서
천 개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초인간적인 힘,
예민하다는 건
남들보다 많이 느끼는 감정의 끝,
세상의 결을 놓치지 않고,
남들이 보지 못한 그림자의 결까지
품어내는 일,
오늘도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날을 세우고,
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새벽의 백지 위에 앉아 있다
예민은 왜 그녀를 따를까
그녀가 가진
그 예민함은
펄펄 살아 있음으로 나타내는
몸짓의 방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