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선뜻 선물을 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커피 쿠폰을 보내왔다. 카톡 속에 담긴 한 장의 쿠폰, 그 안에는 두 잔의 커피와 티라미수 케이크가 들어 있다. 커피와 케이크, 세상에 없는 따뜻함과 나눔의 기쁨이 함께 들어 있다.
세상은 참 편리하다. 손끝 하나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나는 그 선물을 받아 또 다른 누군가와 함께 행복을 나눈다. 이 작은 쿠폰 하나는 세상이 만들어 낸 편리한 도구지만, 그 속에는 삶의 본질이 숨어 있다. 관계의 소중함,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그걸 보내준 이의 따뜻한 정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별다방 커피 쿠폰으로 친하게 지내는 작가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티라미수 케이크를 앞에 두고 커피 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은은하고 고급스럽게 퍼진다, 세상에서 사소해 보이는 선물이 사실은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말을 서로 나누며 또 세상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 쿠폰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니, 인생 참 잘 살아오셨네' 라며 그녀 때문에 칭찬을 들었다.
그녀는 가끔 내게 커피 쿠폰을 보낸다. 그럴 때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정을 느낀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의 기쁨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이 주는 감동이다. 그리고 그 쿠폰을 가지고 또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이어간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나를 거쳐 또 다른 이에게 흘러가고, 그렇게 이어지는 정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퍼져 나간다.
커피를 마시며 한참 동안 인간이 정을 낼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선뜻 선물을 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쉽지 않은 일을 참 자연스럽게, 참 예쁘게 하고 있다. 그녀의 삶은 반듯하고, 믿음 속에서 기도로 채워진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선물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예쁘게 살아내는 그녀의 방향 그 자체다.
그녀가 보내준 쿠폰으로 또 한 번 행복을 나누었다. 가까운 이와 웃음을 나누고, 감사를 주고받았다. 창밖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선선해진 가을 하늘 구름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마치 전해진 그녀가 보내준 정처럼 퍼져 나가며, 세상을 더 환히 비춘다.
오늘 커피 한잔은 잔잔하게 미소 짓게 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행복은 나누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진다는 것이다. 한 장의 커피 쿠폰이 소소하게 울림을 준다. 삶이란 서로에게 작은 기쁨을 건네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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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작은 선물 안에서, 삶의 깊은 철학을 다시 배운다. 사랑은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정은 크지 않아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이 어디론가 흘러가 또 다른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가을 하늘처럼, 그 마음이 그렇게 유유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