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
가족과 함께 우리 집 가까운데 있는 뷔페 레스토랑에 갔다. 뷔페에 가면 알 수 없는 설렘이 있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음식들은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 나를 반겨준다. 온갖 색과 향을 품은 음식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풍경을 보면 참 행복하다. 그러나 그 화려함 속에서도 내가 진심으로 즐기는 것은 그 음식을 사이에 두고 함께하는 가족의 얼굴이다.
뷔페에 가면 많이 먹을 것 같아도, 생각보다 많은 음식을 먹지 못한다. 들어갈 때는 마치 한껏 배불리 먹을 것 같지만, 정작 몇 접시 채 지나지 않아 한계가 찾아온다. 뷔페는 수많은 음식 중에 내가 먹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뷔페를 좋아할까.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을까. 뷔페는 허기 채우는 곳이기도 하고, 마음을 채우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음식을 골라먹는 재미와 그곳에서만 느끼는 기분 좋음과 대화와 웃음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마주 앉아 음식을 나누는 순간, 눈빛으로 서로를 격려한다. "많이 먹어라, 많이 드세요"라는 말속에는 단순히 음식에 대한 권유도 있지만 "행복하세요, 행복해라”라는 마음의 표현임을 안다.
가족만큼 또 내편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뷔페에서는 과식을 하게 된다. 그것은 마음껏 주고받는 정과 사랑의 과식이다.
뷔페에서 음식을 나누며 작은 철학을 배운다. 행복이란 내가 얼마나 가졌는가 보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구와 나누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 화려한 음식보다 따뜻한 대화가 더 큰 포만감을 주고, 특별한 메뉴보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 오랜 여운을 남긴다. 그 순간만큼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족의 시간이 내 앞에 차려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가족의 울타리가 앞으로도 흐트러지지 않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늘 단단히 이어져 가기를. 음식이 넘쳐나는 뷔페처럼, 가족의 대화와 웃음도 넘쳐나기를.
뷔페의 배부름은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힌다. 그날 주고받은 눈빛과 건네진 말과 그리고 웃음소리는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마음을 든든히 채운다. 뷔페의 진정한 맛은 수 십 가지 음식의 화려함이고, 또 그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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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순간,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접시 위에 담긴 소소한 사랑이다. 그리고 세상 어떤 값진 음식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삶의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