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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Oct 09. 2023

   어느 평범한 날 주말 오후

    고기 먹고 사진도 남기고 소소하게 즐기는 일상

    며칠 전부터 딸이 가족모두 고기 먹으러 가자며 일정을 물었다 식구들 모두가 워낙 바빠서 일정 맞추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쉽지가 않다 주선하는 딸의 강력한 의지가 더해져서 날짜가 정해졌다 근처있는 맛집도 얼마든지 많은데 굳이 새로운 맛집을 찾아 놓았다며 요즘 젊은 감각에 따르기로 했다 생각 같으면 익숙하고 적당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좋으련만 새로운 곳으로 안내하겠다고 한다 걸어서 가기는 조금 멀고 해서 차를 타고 출발을 했다 맛집이고 요즘 핫한 곳인데 생각보다 주차 공간이 넓지 않았다 안내하는 주차요원이 50m쯤 떨어진 곳에 주차장을 사용한다며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우린 차에서 내려서 고깃집으로 들어가고 남편은 주차를 다 마치고 나중에 들어왔다


    올블랙으로 꾸며 놓은 가게 안은 온통 까망과 등에서 비추는 불빛 두 가지 색뿐이었다 서로 보색관계처럼 마치 흑과 빛이 강렬하게 조화로워 인상적이었다  맛집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이미 다 채워져 있었다 주말이라서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소고기 전문점이라서 골고루 부위 별로 주문을 했다 말끔하게 올블랙으로 차려입고 서빙하는 사람들은 모두 환하게 웃으며  필요한 것 없냐며 연신 묻는다 고기 맛이 좋다고 아들과 딸고기를 한가득 입에 물고 서로에게 눈빛으로 얘기하며 맛나게 먹는잘 되는 가게는 음식 맛과 풍기는 분위기와 친절인데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과 다음에 또 찾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를 맛있게 먹고있는 식구들의 얼굴을 한 번씩 살펴보았다 모두가 미소가 가득하고 행복한 모습을 하고  밖에서 외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가족 모두가 조금은 업된 기분이고 어린아이처럼 가족이 다 즐거워한다 사뿐사뿐 뒤꿈치 들고 기쁜 맘으로 소풍 가듯이 모두가 그 맘 아닐까 싶다 사람은 익숙한 곳을 조금 벗어나기만 해도 즐거워하는 심리가 있다

살짝 즐거울 때 그 틈을 이용해 자식들이 요즘 품고 있는 마음을 살짝 들여다보았 슬쩍 한마디 먼저 화제를 꺼내 놓으면 한 사람씩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럴 때 생각을 서로 나누고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살짝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가장 편안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소통하고 대화하면 그래도 안정된 내면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각자의 삶을 풀어놓고 서로에게 비춰보고 마음이 그곳에 잘 있는지 서로가 확인하는 시간이 , 외식을 빗대어 서로의 상태를 잘 관찰하는 시간이 돼서 외식은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기에는 좋은 시간인 것 같오늘도 각자의 생각과 비전을 고기향과 함께 활활 피워냈


    삶은 누구나 고민하며 사는 것이고 또 엉킴이 있다면 진심이 있는 이야기로 풀면 풀어지는 것이다 가족과 다독이며  어려운 삶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린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자리를 옮겼다 많은 카페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예쁜 카페에 들어갔다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한 시간이 이어졌다 잔잔한 들꽃 꽃밭에서 여유 있게 평화롭게 느껴지는 지금 순간이 행복하고 따스하  맘껏 웃으며 마시는 커피는 우리 가족이 소소하게 즐기는 행복한 시간이다


    딸의 손에 이끌려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인생컷이 나온다고 하는 즉석 사진을 찍는 곳에 들어갔다 처음 본 낯선 모습이 신기하고 많은 소품들이 새로웠다 코믹하연출되도록 재미있는 안경을 쓰고

'표정을 사랑스럽게 이렇게 하세요...'

 '날 따라 해 봐요 요렇게...'

하트를 표현하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잘도 하는 딸을 따라서 주문하는 대로 하려니까 입가에 경련이 일어나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한참을 자지러지게 웃다가 뻣뻣하게 폼 잡고 또 한컷, 배꼽 잡고 또 한컷, 웃다가 너무 웃어서 나온 사진은 정말 코믹도 그런 코믹은 없다 얼마나 웃었던지 일 년 치 웃음을 다 쏟아낸 듯하다 사진으로 보이는 나의 모습이

 '아니 벌써? 이렇게나?' 나이 든 낯선 모습이어도 함께 웃을 수 있어서 괜찮다는 것, 자연스런 미소가 있는 순간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다음에는 좀 표정연습을 좀 해 두라는 딸의 주문을 듣고 모두가 예스라고 화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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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보내는 평범한 오후의 일상이지만 그 안에는 새롭게 뭔가가 차곡차곡 더해지고  삶이란 그날이 그날 같은 잔잔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는 뭔가가 계속 꿈틀대고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린 어디론가 가는 길목에서 가끔은 웃음 지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 그래야 삶이 부드러울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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