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문득 깨닫는다
내 주변에는 주식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주식을 잘하는 그녀는 좋은 감각으로 수익을 제법내고는 모임에서 밥을 여러 번 샀다. 그런데 최근에 한꺼번에 쏟아부은 것이 탈이 났던 모양이다. 사정없이 나락으로 꼬꾸라졌다. 전 재산 몰빵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왠지 평소에도 욕심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슬아슬 위태로워 보일 때가 많았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처럼 세상을 다 손아귀에 쥘 것처럼 출렁이는 삶을 살아가는 그녀였다.
사실, 세상은 유혹이고 늘 더 열심히 하라고 외친다. 조금만 더, 지금보다 나아지라고 재촉한다. 쉼의 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세상의 속도 앞에서 종종 숨이 차오른다. 남보다 앞서지 못하면 뒤처졌다고, 멈추면 실패했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그 말의 그림자 속에서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내가 걷는 이 길은 정말 내 길인가를 묻게 된다.
삶은 원래 고달프다. 고단함과 함께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것, 그럼에도 그 흐름 속에서 나의 무늬를 새겨 넣는다. 지워질 듯 다시 드러나는 그 무늬가 살아 있음의 증거다. 그 흔적이 역사고 그 살아냄의 시간이다.
언젠가부터 세상은 최고라는 말에 중독되어 있다. 더 잘해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또 높이 올라야 한다고 부추긴다. 그러나 그 길 끝에는 언제나 위험이 기다린다. 빛나는 것의 껍질을 벗겨내면 남는 것은 허무한 그림자뿐일 때가 많다.
삶은 많이 가짐이 아닌 살아가는 일상에 있다. 남과 겨루는 삶은 언제나 불안하지만, 내 안의 고유한 빛을 지키는 삶은 언제나 단단하고 고요하다.
조금 덜 가지면 어떠한가.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내가 걷는 이 길은 오직 나만의 길이다.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고, 누구의 발자국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방향을 제시하지만, 진짜의 길은 늘 내 안에 있다. 조용히 귀 기울이면 내 숨결의 속삭임이 들린다. 나답게, 나의 속도로 걸으라고.
삶을 살아가며 문득 깨닫는다. 나는 내게 맞는 분수가 있다. 수많은 인연 속에서도, 그 누구도 나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 세상의 오직 한 사람, 나라는 이름으로 숨 쉬는 존재다. 그 걸 잊지 않는 순간, 삶은 더 이상 무겁지 않다. 고단함도 또 외로움도 모두 나의 삶이다.
나이가 더해갈수록 점점 더 나에게 맞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뒤를 돌아보면 아찔한 나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을 통과해 지금의 내가 있다. 상처는 나를 부드럽게 만들었고, 실패는 나를 단단하게 했다. 누군가의 시선에 흔들리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이만큼 잘 살아왔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내가 살아온 세월을 이제야 진심으로 인정할 수 있다. 나를 아껴야 한다는 생각과, 누구보다 소중히, 누구보다 다정히 내 마음을 돌봐야 한다. 세상이 내게 바라는 모습보다 내가 나에게 바라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삶은 긴 시간의 삶을 살아가면서 나의 고유를 확인하는 여정이다. 그녀처럼 주식에 별 관심이 없고 세상을 다 가질 것처럼 쥐락펴락 공격적이지 않더라도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더 깊어지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이다.
세상이 정해 놓은 잣대 속에서 종종 나를 잃을 때가 있다. 그러나 중심을 잡고 있다는 그 자체로 이미 의미가 있다. 비교의 무게를 내려놓을 때 자유가 시작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 안의 고유한 빛으로 산다. 남의 길이 아닌 나의 길을 걷고, 남의 언어가 아닌 나의 언어로 말하며, 남의 그림자가 아닌 나의 빛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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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오늘도 나는 내 안의 작은 빛을 믿는다. 비록 미약할지라도, 그 빛은 내 삶을 지탱하는 가장 확실한 빛이다. 그 아래서 나는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