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생강이 많이 나온다 생강이 나오는 계절이다 해마다 가을 끝자락이면 집에서 생강정과를 만들어 먹는다 종갓집 종부의 삶에서 녹여낸 친정 엄마가 가르쳐준 그대로 만든다 생강이 나오는 가을철에 만들어서 일 년을 두고 간식처럼 때로는 약처럼 온 가족이 즐겨 먹는다 진하게톡 쏘는 생강향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혈액순환이 잘돼서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기분 좋은 노란 맛에온 가족이 푹 빠져있다생강은매운맛과 톡 쏘는 그 맛이 건강한 맛인것처럼 시원하고알싸한 맛이 매력이다생강을가까이에 오래 두고 간식처럼 '생강정과'가 건강 챙기기에 딱 좋다 요즘 제철에 나오는재료라서 더 좋다작년보다 올 해는 생강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것도, 생강을 무더기로
구매하기에는 기분 좋은 만남이다
그 옛날 엄마는 가을 끝자락쯤에는 생강정과를 만드셨다사대부 집안의 맏종부, 엄마의 삶이란 참으로 고단하셨다우리 집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집안사람들의 고민해결 장소였기에 엄마의 손길은늘 바쁘셨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이든 손님 상차림으로 찻상을 내놓아야 했다찻상에 오를 간단한 다과는 늘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보관이 길고 고급지게 내놓을 수 있는 간식을, 엄마는 꼼지락꼼지락두 무릎으로 만들어 내고, 두 손으로 보살피고보물창고에서무언가를 하셨다 긴 겨울을 나려면 찬바람이 불기 전에 여러 가지 손님상에 내놓을 음식을 마련하셨다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이든 무엇이든 해내셨다
찹쌀가루를 반죽해서 그걸 반짝 말려서 튀겨내면 유과가 된다 하얗게 눈꽃송이처럼 방바닥에 쫙 펼쳐서 말리는 것은 예술이었다 엄마는 그 유과에도 생강을 넣어서 살짝 생강향이 나도록 유과를 만드셨다 생강향이 들어간 유과는 정말 특별했다 그 향이 아주 맛있는 향이었다 그 옛날에도 생강의 쓰임을 알고 계셨고 '생강이 들어가는 음식은 고급스럽다'라고 늘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엄마 손맛이 스친 고급진 음식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김치를 담을 때에도 생강이 들어가야 깊은 맛을 낸다 양념으로 톡 쏘는 깊은 맛이 김치의 풍미를 더한다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양념과 섞이면 생강의 고급스러운 맛과숙성된 맛을 낸다 생강은 보관하기가 쉽지 않아서 김치에 넣어 먹으려면 생강청을 만들어서 일 년 먹을 것을 청으로 만들어 둔다 매운탕과 생선요리를 할 때에도 생강이 들어가면 맛이 고급스러워진다 생강이 들어가면 뒷맛이맛있게깔끔해서매운탕과 생선요리에는 고급스러운 맛을 더한다생강의 고급스러운 맛은 요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적당히 쓸 때 그 맛을 아는 재료이다
(생강정과 만드는 법)
생강정과를 만드는 방법은 조금만 익혀두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가 있다 생강을 깨끗하게 손질해서 편을 썰어둔다 스텐 웍에 썰어 놓은 편과 물을 적당히 넣고 한번 팔팔 끓여낸다 끊여낸 생강편은 소쿠리에 건져서 놓는다 '한번 끊여서 그 끓인 물을 버리는 것'이 엄마가 알려주신 포인트다 그래야 독한 매운맛이 덜하고 먹기가 좋다 건져놓은 생강편을 스텐 웍에 담고 흰 설탕과 생강편과 같은 양으로 넣고 쌘 불로 가열을 한다 쌘 불에서 끊었으면, 불을 약하게 해 두고 뚜껑을 닫아두고,수시로 저어주며 살핀다 설탕이 녹아서 걸쭉한 시럽이 생강과 잘 어우러지고색이 점점 짙어지고 맛있는 색으로 변해간다 시럽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 서서골고루 저어준다
여기서 또 한 가지 포인트는 위의 가운데 사진에 들어있는 모습이 되면 불을 끈다 불에서 너무 오래 머물면 뻣뻣한 편강이 되고, 적당할 때 멈춰야 쫀득한 정과가 된다 그게 적당히 쫀득할 때를 알아내는 감각이기술이고 엄마가 알려주신맛이라는 것,스텐 소쿠리에 옮겨 담고 잔잔한 알갱이가 밑으로 빠지도록 흔들어 준다 하루정도 스텐 소쿠리에 두면 수분이 살짝 날아가서 맛있고 쫀득한 생강정과가 된다 보관은 김치 냉장고에 두고 꺼내 먹으면 정과의 쫀득한 맛이 계속 유지가 된다처음에 물에 한번 끊여서 버렸기 때문에 매운맛이 적당히 빠져서 맵지 않아서 먹기에도 좋다
종갓집 종부, 엄마의 요리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한 가지씩 엄마에게 배운 것을 브런치스토리에 풀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종갓집 음식이 별 것은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많이 해 보셨던 솜씨라서 특별함이 있는 것이다엄마 음식은 특별하고도 구별되는 것이 분명히 있는 듯 하다
이젠 하늘의 별이 되어 환하게 웃으며 나의 요리를 지켜보시는 듯하다보이지 않아도 엄마의 손길이 음식으로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