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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Nov 20. 2023

집에서 만드는 '들깨강정'

종갓집 종부 엄마 요리 따라 하기

    가을에는 먹거리가 풍성하다 가을에 쏟아져 나오는 보물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추운 겨울에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부지런히 준비해 두었 아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생들깨를 일 년 먹을 수 있는 양을 넉넉하게 구입들깨는 요리에 쓰임이 많다 들깨가루를 만들어서 국을 끓이면 깊은 맛이 난 나물무침과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고급스러운 요리가 된다 요즘 가을을 지나온 풍성한 재료를 가지고 겨울에 먹을 간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있별미를 만들어 놓으면 세상 뿌듯하고 내가 직접 만들어서 식구들 건강에 보탬이 된다면 그것으로 행복이다 주말에 종갓집 종부 엄마에게 전수받은 들깨 강정을 만들어 보았해마다 만드는 것이지만 올해는 해바라기씨와 호박씨를 살짝 넣었더니 보기에도 더 예쁘고 맛이 아주 괜찮다 점점 맛 내는 솜씨가 늘어간다


    그 옛날 내가 꼬마였을 때,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강정은 귀한 먹거리였다 다양하게 많은 종류의 강정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땅콩, 깨, 튀밥, 콩, 들깨... 많은 재료들을 강정으로 만들어서, 귀한 손님이 오시면 예쁘게 차려내시던 종갓집 종부의 엄마 솜씨는 정말 일품이었다 엄마 손을 거치면 뭐든 보기에도 예쁘맛이 있었던 그 맛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종갓집 맛, 엄마의 손맛이었다


    엄마는 딸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셨다 당신 자신이 잘하는 것이라서 더 욕심을 내신 듯하다 애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함께 음식을 만들면서 요령을 알려주셨다 '어떤 음식이든 그 손맛의 비법을 스스로 알게 하려고 딸들에게 그 마지막 한 수의 감각을 힘주어 얘기하셨다' 그 긴 시간 세월로 익힌 감각을 젊은 딸 들이 어찌 흉내를 내겠는가 그 어려운 맛의 감각을 어찌 쉽게 알 수 있었겠는가 정말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음식 맛 내기음식은 늘 만들지만 엄마처럼 고급스럽게 맛을  내기는 참으로 어렵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요리는 애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하는 것, 그래야 내 것이 된다고' 늘 얘기하셨다


    다행히도 요즘 부쩍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 계절마다 찾아오는 먹거리를 가지고 어설프게나마 종갓집 종부 엄마 솜씨를 흉내 내고 있다 엄마르쳐준 대로 열심히 따라 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리하는 것을 즐겁게 하는 편이고 요리하는 것은 겁내지 않고 한다는 것이 엄마를 조금 닮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 무엇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엄마 손맛을 잃어버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고단했던 '엄마의 지난 시간'이 그렇게 멈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형태로든 엄마의 손맛이 이어지도록  힘쓰고 싶 그래야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에게 조금은 보답이 아닐까 싶다

    들깨는 보통 국산과 중국산이 있다 맛은 제철에 수확한 국산이 훨~씬 고소하고 맛있다 정말 오메가3가 듬뿍 들어있는 건강한 맛이다 고소한 향이 풍부하게 살아있고 계속 먹고 싶은 맛이다 지인에게 들깨 강정을 만들어서 선물했더니 '이런 고소한 맛은 처음'이라고 다음에 또 선물해 달라는 간절한 눈빛에서 역시 고소함이 사방으로 퍼졌다

중국산은 고소함이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먹기에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마도 시장에서 파는 들깨강정은 대부분 중국산이 아닐까 싶다


                 (들깨강정 만드는 법)

          준비물은 볶은 들깨 1kg, 조청 2컵, 넓은 비닐,

                            담을 그릇, 투명 비닐장갑, 식용유...

    국산 생들깨를 촘촘하게 짜인 넓은 스텐소구리에 넣고 비벼가며 씻는다 의외로 먼지가 많이 달라붙어 있어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들깨를 물에 담그면 둥둥 떠서 요령 있게 씻어야 한다

건져 놓은 소쿠리에서 물기가 어느 정도 빠졌으면 스텐 웍에 넣고 쌘 불에서 볶는다 쌘 불에서 어느 정도 볶다가 불을 약하게 하고 볶아준다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손으로 비벼보고 맛을 보고, 고소한 맛이 나면 불을 끈다 들깨 1kg 분량에 조청은 종이컵으로 2컵을 준비한다 조청을 먼저 넣고 끓여준다 조청이 으면 불을 줄이고 들깨를 넣고 섞어준다 


    넓은 비닐을 준비하고 담을 넓은 그릇을 준비해 둔다 넓은 그릇이 없으면 넓은 프라이팬을 이용하된다

담을 그릇에 비닐을 깔고 비닐에 식용유를 살짝 바른다 식용유를 바르는 이유는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식용유를 바른 비닐 위에 내용물을 담는다 투명장갑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힘껏 꾹꾹 눌러준다 서로 달라붙도록 꼭꼭 눌러준다 비닐을 덮고 냉장고에서 굳힌다 싸늘하게 식으면 크기는 맘대로 예쁘게 썰어내면 된다 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로워서 그렇지 알고 보면 정말 쉽게 만들 수 있다

    엄마 요리를 브런치에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행복이다 계절계절 넘쳐나는 음식 재료들마다 엄마와 함께했던 요리들이 무수히 많다 하나하나 기억해 내서 종갓집 종부, 엄마의 숨결을 담아 브런치에 소개할까 한다

엄마 요리는 단정하고 예쁘고 깔끔한 맛이라서 널리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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