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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Nov 22. 2023

 부드러운 맛 '순무김치'

종갓집 종부 엄마 요리 따라 하기

    겨울에 두고 먹을 먹거리를 찾아서 주말에 강화시장을 찾아갔 서울에서 출발하면 한 시간 남짓 시간이서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는 거리가벼운 마음으로 남편하고 두런두런 얘기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이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벌써 맑은 공기가 더없이 새롭다 사람 많은 곳을 빠져나와서 느끼는 여유로움이 아닐까 싶다 논과 밭이 보이는 높다란 푸른 하늘이 예쁘고, 후레쉬한 공기가 참 좋다 강화의 시골 풍경이 주는 의 여유를 잠시나마 즐긴다 강화시장에는 서울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지만 시골정겨움이 그대로 살아있


     음식재료에 욕심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가을에는 준비해 둘 것이 많다 식재료충분히 충족시켜 주는 곳이 강화시장이주섬주섬 이것저것 사다 보면 늘 과하게 사가지고 온다 가족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위안을 하며 욕심을 낸다 강화는 오일장이 선다 2일과 7일은 강화 장날이라날짜를 잘 맞춰서 가면 풍요로운 축제 같기도 하고  볼거리도 제법이다 근처에서 농사짓는 분들이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하고 정이 있고 순박함이 있다   그 자리에서 야채를 파는 촌노의 주름진 모습에서 인간의 삶의 모습을 반추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촌노의 손톱밑에 낀 새까만 에서 부지런히 살아온 너머의 삶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나지막한 삶이 보인다 사람들의 삶이 보이는 곳이다


    규모가 큰 시장이어서 제철에 나오는 재료들이 드넓은 광장에 펼쳐져서 장관을 이룬다 강화시장에는 수산물과 농산물이 함께 있어서 김장철에는 강화 젓갈이 골고루 다양한 종류의 릿 한 향이 입맛을 자극한젓갈코너에서 서성거렸더니 옆에 서있던 할머니가 '강화는 육젓이여~' 귀띔을 한다

가을에 쏟아져 나온 풍성한 먹거리들이 시장 안과 밖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져서  신이 나서 시장을 누비고 다닌다 


    강화에는 특산물이 많다 그중에서 강화 인삼, 강화 속 노란 고구마, 강화 순무가 유명하다고 현수막으로 홍보를 한다 겨울에 두고 먹을 속 노란 고구마는 두 박스를 구입을 했다 인삼은 홍삼으로 만들어서 온 가족이 먹으려고 넘치 구입을 했다 모처럼 여유로운 날 남편하고 시장 나들이지만 남자가 따라다니기에는 살짝 지루 할 수 있는데, 남편은 사놓은 물건을 열심히 군말 안 하고 잘도 차에 옮겨 놓는다 그래도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도와준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강화에서 대표적으로 알려진 보랏빛 순무는 그 맛이 아주 특별하다 순무김치의 맛은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제맛인데 그 맛이 신기할 만큼  또 찾게 되는 맛이다 이른 가을부터 여러 번 강화를 다녀와서 벌써 서너 번 강화 순무김치를 담아 먹었다 이번에도 또 한 다발을  왔다 이번에 나 것이 올해는 끝물이라고 판매하는 사람의 말이 아쉬워서, 더 맛있게 정성을 들여 순무김치를 담아 놓았

              (순무 김치 담는 법)

    순무 김치는 담는 방법은 두껍지 않게 적당히 썰어서 소금에 살짝 절인다 순무 잎도 함께 절인다 30분 정도 두었다가 소쿠리에 건져 놓는다

마른 새우, 디포리, 마른 명태, 양파 1개, 파를 조금 넣고 육수 물을 만들어 놓는다 찹쌀 풀을 끓여서 준비한다

고춧가루, 마늘, 생강, 육수물, 찹쌀풀, 새우젓, 설탕...

순무와 양념을 잘 섞어서 버무린다

종갓집 종부 엄마가 알려준 포인트는 순무 김치에는 젓갈을 새우젓으로 간을 해야 그 맑은 순무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고춧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된다는 것, 간을 쌔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순무 본래의 맑은 무 맛을 시원하게 먹어야 제맛'이라는 것이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 순무 김치는 일반무로 담는 깍두기와는 또 다른 맛이다 순무 김치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서 자꾸 당기는 맛이다


    가을에 만난 강화시장에는 모든 것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사람들 표정이 살아 있었다 삶은 원래 그렇게 생기 있는 것이라고 모두가 말하는 것 같았 

올가을에는 좀 더 기본적인 먹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해 두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와도 올해는 그리 춥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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